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샤오미의 공기청정기 미에어의 모습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회사 샤오미가 다양한 소형 전자 제품과 액세서리를 선보이며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TV를 비롯해 공기청정기, 휴대폰 보조 배터리, 체중계, 멀티탭 등 다양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국내 시장에도 샤오미의 제품이 유통되면서, 낮은 가격에 만족스러운 성능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샤오미의 공기청정기 ‘미에어(Mi.Air)’는 이달 11일 국내 온라인 쇼핑몰인 옥션에서 진행한 한정 판매에서 3시간만에 준비된 1250대가 모두 동이 났다. 샤오미의 본사 정품이 공식적으로 수입 판매된 것은 처음이다. 이 공기청정기는 1분에 1만 리터(L)의 공기를 순환시켜 강력한 공기 청정 기능을 자랑한다. 강력한 흡입력이 있는 2중 팬이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를 제거한다. 스마트폰 앱에서 속도 조절과 예약 타이머, 공기 품질 테스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중국에선 899위안(약 16만원)팔리지만, 옥션에서는 24만9000원에 판매됐다. 그래도 국내 공기청정기와 비교해서 평균 30%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샤오미 배터리의 모습.


샤오미가 올해 3월 선보인 반값 스마트TV '미TV2'도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경쟁사의 40인치 스마트TV의 가격이 100만원 수준인 반면, 미TV2는 1999위안(약 35만원)이다. 미TV2는 샤오미가 내놓은 세번째 TV로서 전작에 비해 성능은 좋아졌고 두께는 얇아졌다. 샤오미는 초고화질(UHD) TV 등 TV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샤오미의 외장형 보조 배터리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애플 아이폰6에 이어 삼성전자(005930)갤럭시S6까지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하면서 보조 배터리를 소비자가 늘고 있다. 티켓몬스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보조 배터리는 7만4195개가 판매돼 2014년 1분기보다 판매량이 10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샤오미 제품은 약 5만대 수준으로, 전체 보조 배터리 판매의 67%를 차지했다. 사실상 샤오미 배터리가 국내 보조 배터리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샤오미는 저렴하면서도 대용량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통상 다른 제품의 용량이 5000밀리암페어아워(mAh) 안팎인데 비해 ‘10400’는 1만400mAh에 이른다. 이는 한번 충전하면 갤럭시S6를 3~4번 충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가격은 1만5000원 수준으로, 3만~5만원대 국내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런 이유로 국내 마니아 사이에서는 ‘국민 배터리’,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마치 애플 느낌의 아름다운 디자인도 한몫하고 있다.

샤오미 멀티탭, 액션캠, 체중계, 미밴드(왼쪽부터 시계방향)

샤오미는 최근 중국 시장에 멀티탭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총 3개의 플러그와 3개의 USB 충전 단자로 구성됐다. 스마트폰에 체중데이터가 자동 저장되는 스마트 체중계도 선보였다. 중국에서 멀티탭과 체중계의 가격은 각각 49위안(약 8600원), 99위안(약 1만7400원)이다. 샤오미는 이 밖에도 최근 들어 스마트TV, 미니 라우터, 스마트밴드 ‘미밴드’, 액션캠 등 다양한 가전·스마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멀티탭은 샤오미가 품고 있는 원대한 야망을 보여주는 제품”이라며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라는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모든 집을 멀티탭, 전구 등에 이르기까지 샤오미 제품으로 도배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짝퉁 애플이라고 불리던 샤오미가 스마트폰 개발의 기술과 강력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며 “최근 해외 직구나 소규모 유통망을 통해 샤오미 제품들이 판매되는 만큼 관련 국내 기업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총 61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이는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2.5%를 차지하면서 판매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