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자들이 원자들의 묶음인 분자 내 존재하는 다양한 전자의 궤도를 관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초강력레이저과학연구단은 1000조분의 1초 간격으로 빛을 쏘는 펨토초(femto second·1000조분의 1초)레이저를 이용해 분자내 전자가 도는 다양한 궤도를 관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하면 1000조분의 1초 단위까지 잴 수 있는 시계를 만들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하면 수백㎞ 밖의 물체 위치를 10억분의 1m 오차도 없이 측정하거나 분자내 구조를 알아낼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측정 방법을 활용하면 수소와 산소 원자로 이뤄진 물 분자 내에서 전자가 도는 궤도를 측정할 수 있다. 전자가 궤도를 도는 궤도를 알아내면 분자의 화학 반응과 생명 현산 규명에도 도움이 된다고 IBS 측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원자와 분자가 레이저에 노출됐을 때 원자에서 탈출한 전자가 다시 원자와 재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빛이 분자내 다양한 전자 궤도를 나타낸다는 점을 활용했다. 이전에도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전자 궤도를 찾은 연구가 이뤄져왔지만 여러개의 전자궤도를 분석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 분자에 펨토초 레이저를 쏘여 여기서 나온 주파수를 분석한 결과 전자가 위치한 궤도가 서로 별도로 분리돼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한 분광 기술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분자의 화학반응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자궤도의 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남창희 IBS 초강력레이저과학연구단장(광주과학기술원 교수)은 “분자내 여러개 전자 궤도를 관측하는 새 방식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 지난달 14일자 인터넷판에도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