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하지 않고 게임 시장에서 1위하라고 주문하는 등 모바일 게임 ‘레이븐’의 마케팅을 직접 챙겼다. 사진은 이해진 의장(왼쪽)과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구글플레이 51일째 매출 1위
애플 앱스토어 54일째 매출 1위 (2015년 5월 6일 기준).

지난 3월 출시된 모바일 게임 ‘레이븐’이 거둔 성적이다. 이 게임은 에스티플레이가 개발하고 넷마블과 네이버가 공동 마케팅하는 게임이다.

7일 게임업계에서는 ‘카카오를 통하지 않고 1등 하라’는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특명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해진 의장은 “돈은 얼마든지 들어도 좋다”고까지 독려하며 직접 레이븐의 마케팅을 챙겼다. 다음카카오최대 매출처의 심장부를 공격한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레이븐 광고와 마케팅에 물량 공세를 아끼지 않았다. 인기가 급상승한 차승원을 TV 모델로 발탁, 3가지 버전 TV 광고를 집행하는 등 1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TV, 신문, 버스 등 전통 매체 뿐만 아니라 네이버 포털, 네이버 앱스토어, 메신저 라인, 모바일 커뮤니티 밴드까지 총동원해 레이븐 광고와 이벤트를 벌였다. 차인표, 유인나 등 인기 스타의 스티커를 제공하면서 분위기도 띄웠다.

포털 네이버에서 진행 중인 레이븐 광고

그동안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다음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게임하기’에 게임을 출시해야 한다는 공식이 있었다. 한때 매출 상위 게임 중 약 90%가 카카오게임하기에 나왔다.

네이버는 넷마블과의 연합 전선을 펼쳐 ‘모바일 게임 = 다음카카오’ 공식 흔들기에 나섰고 1차 작전에 성공한 것이다. 두 회사는 두 번째 게임 공동 마케팅에도 나선다. 이번엔 해외 개발사 엔웨이가 개발한 ‘크로노블레이드’라는 게임이다.

이해진 의장의 특명에 ‘네이버 넘버2’로 꼽히는 신중호 라인플러스 대표도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는 일본 시장을 제외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라인을 지휘하는 입장에서는 카카오는 국내 시장에서 라인의 최대 경쟁자이자 넘어야 할 산이다.

최근 라인은 모바일게임 ‘라인레인저스’ 2차 TV 광고에 나서는 등 게임 마케팅 플랫폼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다음카카오는 ‘카카오게임샵’을 4월 1일 오픈했다. 카카오게임샵은 구글이나 애플을 거치지 않는 다음카카오 자체 마켓이다.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 수수료 30%를 줄 필요가 없어 개발사의 수익이 늘어난다는 게 다음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수익 배분 비율은 개발사가 65%, 다음카카오가 25%(결제 및 입점수수료 포함)이며 사용자는 쓴 만큼 보너스 적립 10%를 받게 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 때 창업 동지였던 이해진 의장과 김범수 의장이 숙명의 라이벌 경쟁을 펼치고 있다”면서 “네이버의 공격적인 모바일 전략과 다음카카오의 대응이 상반기 내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