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풍의 '스트리트(street)형 상가(商街)'가 수익형 부동산의 새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스트리트형(型) 상가'는 거리를 따라 저층의 상가가 길게 늘어서는 형태로 접근성이 좋고 상가 외에 문화·휴식 공간이 어우러지는 게 특징이다. 특히 수도권 주변 신도시에서는 택지 정비 때부터 대규모 스트리트형 상가를 염두에 두고 부지를 조성하는 추세다.

이런 분위기 속에 스트리트 상가도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처럼 상가를 건설사 대표 상품으로 특화한 '브랜드형', 탁 트인 수로(水路)를 따라 상가가 들어서는 '수변형'에 이어 유명 동화(童話)를 주제로 삼은 '스토리텔링형' 상가까지 등장했다.

동화 모티브로 설계한 상가

건설사가 직접 운영하는 브랜드형 스트리트 상가로는 '아브뉴프랑' '카림 애비뉴'가 주목된다. 호반건설이 2013년 경기도 판교신도시에 문을 연 아브뉴프랑은 지역의 쇼핑 명소가 됐다. 호반건설은 판교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다음 달 광교신도시에 아브뉴프랑을 열고 2017년 입주 예정인 광명역 호반베르디움에도 같은 브랜드의 스트리트 상가를 개발할 계획이다.

반도건설은 '세계 3대 산업 디자이너'로 불리는 카림 라시드와 손을 잡고 스트리트 상가 카림 애비뉴를 개발했다. 지난해 세종시와 동탄2신도시에서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다. 다음 달에는 김포 한강신도시에 세 번째 스트리트 상가 '카림 애비뉴 김포'를 공급한다. 한화건설이 위례신도시에 분양 중인 '위례 오벨리스크 센트럴스퀘어'도 브랜드 프리미엄을 내세운 200m 길이의 스트리트 상가다.

물길을 따라 들어서는 스트리트 상가도 인기가 높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커넬워크'는 800m 길이의 수로를 중심으로 양쪽에 상가들이 길게 늘어선 모습이다. 패션 브랜드는 물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의 카페, 유명 레스토랑 등이 자리를 잡아 사진 촬영이나 나들이 장소로도 인기다.

김포 한강신도시 'e편한세상 캐널시티 에비뉴'도 인공 수로 주변으로 3개 동(棟) 54개 점포가 들어선다. 김포 장기동 일대에 들어서는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는 850m의 물길을 따라 지하 1층~지상 2층 상가가 들어선다. 3만3000㎡에 이르는 대지에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연상시키는 풍경을 연출할 계획이다.

우미건설이 다음 달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앨리스 빌'은 스토리텔링형 스트리트 상가다. 영국의 유명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삼아 설계했다. 이춘석 팀장은 "동화 속 캐릭터를 따라 즐겁게 쇼핑하고, 남녀노소가 즐겨 찾는 유럽 분위기의 지역 명소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비슷한 상가 과잉 공급 경계"

스트리트형 상가는 고객 접근성이 뛰어나 유동 인구가 많기 때문에 임대료와 권리금도 강세를 보인다. 판교신도시 P부동산 관계자는 "아브뉴프랑 1층 매장의 경우 권리금이 1억원 이상인데도 입점하려는 업체가 줄을 서 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동 카페 거리의 평균 상가 임대료는 분당 대표 상권인 서현역 주변보다 30~50% 정도 비싸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김광석 이사는 "스트리트형 상가는 쇼핑 편의성에다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 곳이 많아 여성 집객(集客) 효과가 특히 뛰어나다"며 "지역 명소로 인기가 높은 데다 임대 수익 확보에도 유리한 수익형 부동산"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스트리트형 상가' 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몇몇 스트리트 상가의 성공을 벤치마킹해 비슷한 유형의 상가가 과잉 공급될 우려가 있다"며 "주변 상가와 분양가를 비교하고 상권이 활성화될 수요가 풍부한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