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0명 가운데 6명 가량은 한 가지 이상의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애인 10명 가운데 4명이 65세 이상 노인이고, 또 장애인이 있는 4가구 가운데 1가구 꼴로 혼자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홀로 외롭게 생활하거나 고령화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세심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4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1990년 이후 7번째로 이뤄지는 실태조사로 전국 3만8560가구를 직접 방문해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장애를 겪는 전체 인구는 273만명으로 추정된다. 2005년 214만명으로 추정되던 장애인구는 2011년 268만명, 2014년 273만명으로 늘었다.

인구 1만명당 장애인 수도 2005년 459명에서 2011년 561명, 지난해 559명으로 늘었다.

이는 장애인이 급격히 늘었다기보다는 장애인의 등록률이 올라갔고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노인 장애인수가 늘어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장애인이 되는 이유로는 사고나 질환 같은 후천적 이유인 경우가 88.9%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2011년 38.8%에서 지난해 43.3%로 4.5%포인트(P)늘었다. 혼자 사는 장애인 1인 가구 비율도 24.3%로, 2005년 조사 때보다 2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장애인 가운데 상당수가 스스로 건강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답한 장애인은 14.8%로, 장애가 없는 사람이 얘기한 34.6%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쁘다’고 얘기한 장애인은 54.5%로 2명 중 1명은 건강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애인 한 사람당 평균 1.8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데, 고혈압은 41.%로 가장 많고 골관절염 23.2%, 당뇨병 19.6%, 요통 13% 순으로 나타났다.

몸이 아프다보니 마음의 병도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감을 느끼거나 자살을 생각하는 장애인의 비율은 비장애인보다 2배 이상 높았고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정도가 더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2011년 38.6%에 이르던 남성 장애인의 흡연율은 지난해 32.8%로 줄고, 같은 기간 음주율도 48.8%에서 46.1%로 줄어 생활 습관과 건강관리에서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인관계와 건강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소폭 감소했지만 소득에 대한 만족도는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자신을 저소득층으로 인식하는 장애인은 2011년 68.5%에서 지난해 67.4%로 줄고 같은 기간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답한 장애인은 31.5%에서 32.6%로 소폭 늘었다.

물론 이는 10명중 6명이 자신을 중산층으로 인식하는 일반 국민의 생각과는 거리가 아직 있다. 특히 지난해 장애인가구의 평균소득 223만5000원으로, 전국 가구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415만2000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데 그쳤다.

또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지출은 2011년보다 5.4%P 늘어나 같은 기간 전국 가구 지출 증가율 8.2%P보다 낮고, 장애로 인한 평균 추가 비용을 월 16만4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나 일반 가구보다 가계 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줄었지만 취업시 차별은 약간 늘어났다고 답한 장애인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5세 이상 장애인의 취업률은 36.6%로 2005년 34.1%보다 늘었다. 일반 회사가 45.%로 가장 많고 자영업이 39.3%, 정부기관이 7.8% 순으로 나타났다.

장애인들은 소득보장과 의료보장, 고용보장 순으로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지만 특히 최근 10년새 의료보장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여성 장애인의 경우 가사도우미, 출산비용 지원, 자녀양육지원, 활동보조인 순으로 서비스가 보완돼야 한다고 답했다.

복지부는 이번에 조사된 결과를 바탕으로 ‘중장기 장애인 건간관리 전략’을 연내에 만들어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