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글로벌 보험사 CEO임기 최소 5~6년 이상, 국내 3.2년 불과…장기적인 전략 필요”

글로벌 3사 보험사의 해외사업 이익 비중이 60%에 육박하는데 반해 국내 대형사들은 해외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사례처럼 업권 특성을 감안해 CEO의 재임기간을 보장하는 등 일관성을 갖도록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금융연구원의 분석이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9일 회사별 연차보고서와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보험사들이 해외사업부문에서 창출하는 이익의 비중이 글로벌 보험사와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이 발표한 '보험산업의 해외사업 활성화 과제'에 따르면 2013년 말 프랑스의 악사(AXA), 독일의 알리안츠, 일본 동경해상 등 글로벌 보험사의 이익에서 해외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7.8%를 차지했다. 반면 국내 생명보험 빅3인 삼성 교보 한화의 지난해 상반기 해외사업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4%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 연구위원은 "보험은 업권 특성상 상품계약이 장기적이고 판매채널 인프라, 보상서비스망 구축 등에서 오랜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며 단기실적을 기준으로 CEO를 교체하는 전략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보험업 관련 전문성과 역량을 축적한 CEO의 출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악사의 경우 1980년대 이후 해외사업 부문에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는데 25년간 CEO를 역임했던 클로드 베베어(Claude Bebear)의 중장기 전략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평가다. 1890년에 설립된 알리안츠는 125년간 9명의 CEO만 두었고, 동경해상도 CEO의 임기를 최소 5~6년 이상 재직하도록 함으로써 해외사업의 일관성을 갖도록 했다.

반면 국내의 경우 2000년 1월 이후 신규 선임됐다가 퇴임한 삼성·한화·동부·흥국 등 4개 생명보험사의 재임기간은 평균 3.2년에 불과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사도 글로벌 보험사의 사례 등을 참조해 해외사업과 관련된 리더십 강화 및 장기 비전 추구를 위한 재임 기간 보장, CEO 승계프로그램 마련, 해외사업 관련 총괄조직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