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통로가 과거에 비해 다양해졌다는 점도 시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한 상장이 가능해지면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종목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직상장이 거의 유일한 상장 형태였지만 2009년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란 제도가 도입됐고, 지난해부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2013년 7월엔 중소기업·벤처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가 출범하면서 이전 상장도 활발해졌다. 상장 창구가 다양해지면서 전체 상장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 다양해진 상장 창구…상장 건수 늘어

스팩 제도는 2009년에 도입됐지만, 초기에는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2013년 10월 모바일 게임 애니팡으로 우명한 선데이토즈가 스팩을 통해 성공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안착하면서, 스팩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위해 설립하는 서류상 회사다.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거쳐 증시에 상장한 뒤 비상장 기업을 발굴해 합병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지난 2010~2012년에 상장된 1기 스팩은 총 19개에 그쳤으나 ,선데이토즈 상장 이후인 2014년에 상장한 스팩은 총 26개로 크게 늘어났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4월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심을 청구한 스팩은 총 11개에 이른다. 이 중 4개는 이미 상장 심사를 통과해 공모 일정까지 확정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사례도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6개 기업이 이전 상장에 성공했고, 올해는 이미 2개 기업이 이전 상장을 위한 심사를 청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연말까지 코넥스 기업 중 8개 이상이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 입성 방법이 다양해 지면서 전체 상장 건수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코스닥 시장 상장 건수는 2012년 22건에서 2013년 37건, 2014년 67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100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롭게 수혈된 신규 상장 종목들이 코스닥 시장의 활력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 스팩·코넥스 출신 스타 종목도 탄생

양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질적인 부분도 좋아졌다. 스팩의 경우 도입 초기에 비해 성공 확률이 높아졌고, 코넥스 이전 상장 종목들도 코스닥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9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우리스팩2호와 합병했는데, 연초 2200원대 머물던 주가가 3000원대 중반까지 올랐다.

미래에셋제2호스팩은 지난해 한국콜마 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와 합병을 발표했는데, 콜마비앤에이치 주가는 16일 기준 1만6500원으로 공모가(2000원)의 8배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하이스팩1호와 합병한 디에이치피코리아, 하나머스트스팩과 합병한 우성아이비 등도 올해 들어 크게 상승했다.

올해 공모 청약을 진행한 스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지난 3일 상장한 KTB제2호스팩은 288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고, SK제1호스팩은 282대1, KB제7호스팩은 13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업체들도 선전하고 있다. 아진엑스텍을 제외하면 대부분 공모가에 비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아이티센(124500)과 메디아나가 각각 공모가 대비 200% 가량 올랐고, 랩지노믹스(084650), 하이로닉(149980)도 공모가를 크게 웃돌고 있다.

올 들어 이전 상장을 신청하는 기업도 잇따르고 있다. 코넥스 상장사인 칩스앤미디어는 16일 코스닥 이전 상장을 결정했다.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코스닥 시장 이전 상장을 신청하는 코넥스 업체가 10곳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팩과 코넥스 이전 상장 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며 “몇 해 전 시장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