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을 이끄는 업종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현재 코스닥 시장의 주도 업종은 바이오·제약업과 반도체 산업이다. 제약업이 주를 이루던 과거와 달리 전세계적으로 의학이 발달하고 사람의 수명이 늘어감에 따라 바이오가 더 큰 주목을 받으며, 바이오·제약 산업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반도체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두 글로벌 기업의 성장 덕에 동반 상승했다.

반면 2000년대 초반 코스닥 시장 내 패권을 장악했던 통신주들은 비중과 영향력을 상당 부분 잃었다. 대형 이동통신주들이 코스닥을 떠나 유가증권시장으로 이동하자, 통신주는 코스닥 대표 업종의 자리를 내줘야 했다.

◆ 바이오·제약주 시가총액, 40배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바이오·제약 업종의 약진이었다.

한국거래소의 통계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올 1분기 코스닥 상장 바이오·제약주의 시가총액 합은 20조2700억원이었다. 14년 전 바이오·제약 분야 시가총액 합은 5164억원에 불과했다. 약 40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전체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총 비중도 1%가 채 안 됐으나 현재는 12%를 넘는 수준이다.

코스닥시장 내 업종 별 시가총액 변화 (단위:백만원)

바이오·제약주의 비중이 급격하게 높아진 시기는 지난 2005년 셀트리온(068270)이 상장했을 때다. 셀트리온의 상장과 함께 제약업종 전체 시가총액은 8000억원대에서 2조원대로 급증했다. 이 시기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 역시 2배 넘게 증가했다.

코스닥시장 내에서 바이오·제약주가 뜨자 해당 분야의 비상장 벤처기업들도 같이 주목받는 분위기다. 지난해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은 바이오·제약 분야 벤처기업에 약 3000억원을 투자했다. 2013년에 비해 2배 이상 큰 금액이다.

반도체주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정상의 반도체 생산 업체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반도체 공정과 패키징 등을 담당하는 국내 업체들도 코스닥시장의 주도 업종으로 떠올랐다.

1분기 반도체 업종 전체 시가총액은 14조원에 육박했다. 14년 전(1조4000억원)에 비해 10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특히 지난 2000년 상장한 이오테크닉스(039030)와 2002년 상장한 서울반도체(046890), 1999년 상장한 OCI머티리얼즈등이 코스닥 시장 내 대형 반도체주로서 15년 가까이 자릴 지키고 있다.

IT 부품주도 부침은 많았으나, 14년을 주기로 보면 꾸준히 올랐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대되며 후방 산업인 부품 업체들도 함께 성장해온 것. IT 부품주의 전체 시가총액 합은 2조1400억원에서 10조4600억원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IT 부품주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격이 올랐던 2012년에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나타내다, 최근 들어 다시 반등하는 추세다.

◆ 2000년대 초반 정점 찍은 통신주, 내리막길로

바이오·제약과 반도체 업종이 코스닥시장을 이끌었다면, 반대로 통신 업종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0년대 초반은 코스닥시장 통신주들의 전성시대였다. 인터넷의 보급이 확대되고 이동통신 시장이 열리던 때다. KTF(현 KT(030200))와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032640))가 모두 코스닥시장에 있었고 하나로통신(현 SK브로드밴드) 역시 시가총액 상위권을 지켰다.

2001년 말 KTF의 시가총액은 7조8000억원 수준이었고, 전체 코스닥시장에서 차지한 시총 비중은 15%가 넘었다. 당시 2위 업체였던 국민카드(7%)의 2배가 넘었다.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은 각각 시가총액 2조원, 1조원대에 머물며 각각 시총 순위 4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1년까지만 해도 12조원이 넘었던 코스닥시장 통신주 시가총액 합은 대형주들의 잇딴 이탈 속에서 3년 뒤인 2004년 3조원 이하로 줄었다. 현재는 2조2800억원 수준이다.

인터넷 업종도 시가총액 합이 2007년 14조원을 넘기며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재는 9조원 수준이다.

기계·장비, 금속 업종 역시 코스닥시장 내 입지가 많이 약해졌다.

올 1분기 기계·장비 업종 코스닥 상장사들의 시가총액 합은 6조8000억원 수준이었다. 14년 전(1조6000억원)에 비해 4배 정도 증가한 수준이다. 금속 업종의 시가총액 합은 같은 기간 1조원에서 5조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