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네트워크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주최한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컨퍼런스

“실리콘밸리에 직접 가보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비행기 티켓부터 사세요.”

미국 실리콘밸리는 벤처기업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성지 같은 곳이다. 페이스북, 애플, 구글 등 세계적인 IT벤처기업이 끊임없이 생기고,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든다.

기회의 땅이자 적자생존 정글인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4일 성남시 분당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행사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자리다.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스타트업 대표, 벤처캐피털, IT기업 임직원 등으로 일하는 한국인 11명은 ‘실행’을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창업투자·육성업체인 와이컴비네이터로부터 투자를 받아 유명해진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는 “실리콘밸리는 모두를 위해 열려 있다. 스스로의 한계를 지정하지 말라”며 실리콘밸리에 직접 가보기 위해 비행기 티켓을 사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실패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창업 후 첫 1년은 투자를 한 번도 받지 못했지만 실패를 생각은 한 적이 없다”며 “와이컴비네이터 창업자인 폴 그레이엄도 ‘너희는 실패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줬기 때문에 투자를 받게 된 것”이란 말이다.

보스턴에서 디자인회사를 운영하는 이혜진 더 밈 대표 역시 “스타트업을 처음 시작하게 되면 어떤 장애물에든 부딪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작하지 않으면 어디에 걸릴지 알 수 없다”며 “준비에 너무 힘을 빼기 보다는 일단 시작하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대기업에 다니던 이 대표는 뭔가 다른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었다. 결국 서른이 넘은 나이에 유학을 떠났고, 창의력을 제한없이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에 처음으로 마주했다.

그는 내성적인 성격을 극복하고 창업하기 위해 삭발 수준으로 머리를 깎고, 혼자 여행을 갔다. 또한 최저 생계비를 알기 위해 저렴한 식료품 시장에서 장을 보는 준비 과정을 거쳤다고 털어놓았다. 창업을 하게 되면 초반에는 제대로 돈을 못벌어 생계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적은 돈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를 미리 알아보는 것.

영어를 잘 못하는 여성 창업자의 분투기를 들려준 이수인 로코모티브랩스 대표는 인터넷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인터넷에서 얻는 정보에 너무 의존하다보면 현실감각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터넷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직접 부딛히면서 정보를 얻으라고 말했다.

미국, 일본, 한국 IT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마이크 김 배달의민족 글로벌파트너십 디렉터는 실리콘밸리와 한국 스타트업과의 문화 차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네!’라고 하는 문화지만 미국은 ‘왜?’라고 하는 문화다. 미국은 상사에게도 질문한다.” 오태호 돌비 글로벌 모바일 부문 상무도 한국인이 미국에서 리더의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는 ‘왜’라는 질문에 잘 대답해야 하고 토론에 익숙해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성문 스크럼벤처스 벤처파트너는 실리콘밸리를 “자연환경, 거주환경이 좋고 건강과 가족을 챙길 수 있으며 유연성을 존중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주택가격이 높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중국, 일본 합작 벤처캐피털(VC)을 운영하는 트랜스링크캐피탈 음재훈 대표는 현재 스타트업이 버블 상태가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과거 닷컴 버블 시기의 측정 기준은 추상적이었지만, 지금은 매출이 측정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도 쉬워졌다. 페이스북은 1년만에 모바일로 (광고) 매출을 거뒀다”며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