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은 위암이다. 작년 12월 기준 보건복지부의 국가 암 통계에 따르면, 1999년 이후 13년 동안 발생한 위암은 10만명당 61명으로 암 중에서 가장 많다. 노년층의 경우 위암 발생률이 남녀 모두에게서 1위였다. 이는 한국에만 있는 특이한 사실이다. 미국, 영국 등 서구권 국가에서는 '위암'은 많이 걸리는 암 가운데 10위 안에 들지 못한다. 한국인이라면 위 건강을 지키는 일이 상당히 중요한 것이다.

위암의 원인으로는 식생활 습관, 유전 등이 꼽힌다. 동시에 위암을 부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菌·이하 헬리코박터균)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헬리코박터균을 위암 유발균으로 규정하고 있다. 20대 이상 한국인은 90%가 헬리코박터균을 갖고 있다. 반면 미국이나 호주인은 별로 없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2000년 출시한 요구르트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은 이 헬리코박터균이 늘어나지 않고 위벽에 붙지 않도록 억제하는 유산균 'HY2177', 'HY2743'을 넣은 제품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헬리코박터균이 위염과 위암의 원인균이라는 것과 성인의 사망 원인 중 위암이 단일 질환으로는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개발한 제품이 윌"이라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 연구원이 경기도 용인에 있는 중앙연구소에서 요구르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의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 억제 효과 있는 유산균 넣어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는 개발 당시 217개의 유산균 중에서 헬리코박터균 억제력이 가장 뛰어난 유산균을 골랐다. 임상시험 결과 두 가지 유산균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한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의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윌의 효능은 '대한소화기학회지' 등 국내외 학술지에도 소개됐다.

헬리코박터균을 억제하는 유산균만 넣은 것은 아니다. 윌에는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항체가 들어 있는 면역 난황(계란 노른자)이 첨가돼 있다.

또 차조기 진액도 윌에 넣었다. 차조기 진액은 한국야쿠르트가 61종의 한방 소재 중 선별한 식물로, 발한, 진해, 해열, 지혈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윌에는 장 기능 개선, 콜레스테롤 저하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커리 식이섬유, 일반적인 식품을 통해 섭취하기 어려운 단백질, 탄수화물, 나트륨, 칼슘 등의 필수영양소도 들어 있다. 맛을 내기 위한 매실 엑기스와 배과즙 등도 윌에 들어가 있다.

◇15년 동안 32억개 팔려

윌의 제조에 들어가 있는 특허만 5개에 달한다. 유산균 'HY2177', 'HY2743'을 이용한 발효유, 차조기 농축액을 만드는 방법, 면역 난황 제조 방법 등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국내 식품 중 5개의 특허가 들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윌은 2000년 처음 출시되자마자 주목을 받았고 다음 해에는 각 언론사가 선정한 히트 상품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15년 동안 누적 판매량은 32억개다. 길게 일렬로 눕히면 지구를 9바퀴 반 감을 수 있는 양이다. 현재 하루 60만개씩 팔리고 있다. 월 매출은 240억원이다.

작년에는 신제품도 나왔다. 당 함량을 낮춘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저지방'이다. 액상과당 대신 올리고당 2종을 넣어, 당 함량을 기존 제품보다 25% 줄였다. 칼로리도 8% 낮췄다.

최동일 한국야쿠르트 이사는 "세계 수준에 오른 유산균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