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대체지로 한 때 주목 받던 용산구가 주택시장 호전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2014년부터 이달 3일까지 서울 25개 자치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집계한 결과 용산구만 하락률을 보였다. 올해부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면서 서울지역 전체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균 3.5% 상승했지만 용산구는 1.3% 떨어졌다.

용산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용산국제업무지구가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2005년 1779만원에서 2009년 2591만원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해 2013년부터는 2200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3.3㎡당 아파트 매매가격(12월 말 기준, 2015년은 4월 3일 기준. 단위=만원)

실제로 용산구 이촌동 대우아파트 전용면적 85㎡의 매매가격은 2005년 6억8000만원 수준이었지만 2011년 8억6500만원까지 뛰어, 무려 27% 넘게 올랐다. 하지만 이후 가격은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해에는 7억9500만원까지 주저앉았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용산역세권개발과 같은 대형 개발호재로 아파트 매매가가 급등했지만, 개발계획이 무산되면서 가격이 조정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분석했다.

서울 용산구 일대 주요 아파트 현황. (2015년 4월 3일 기준)

다만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3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관련해 “조만간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해 개발이 정상화될 것이란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의 파급효과가 워낙 컸던 만큼 2000년대 후반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 보니 현재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고점과 비교해선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다만 서울시가 사업에 대한 명확한 의견을 제시하고 대응책을 내놓는다면 시장 상황은 또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