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건의료 산업은 내수 시장 규모가 작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세계를 선도하는 줄기세포 치료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살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5 바이오 메디컬 코리아’ 기조연설에서 악셀 바우어(사진) 맥킨지 제약 바이오 총괄대표는 한국의 보건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국의 보건의료 시장은 약100조원 규모로 세계 시장의 1.5%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보건의료 연구개발(R&D) 비중이 4.4%나 된다. 이를 강점을 가진 분야에 사용한다면 글로벌 진출 역량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바우어 대표는 “한국 10대 제약사의 R&D 금액을 합치면 4억 달러에 불과하다”며 “신약 개발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야 하지만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는 어려워 특화 분야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우어 대표는 “한국은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개발 측면에서 미국과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10위권 내에 있어 유망하다”며 “원격의료 등에서 ICT 강국의 장점을 살린다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우어 대표는 미국 텍사스메디컬센터의 병원을 중심으로 구축된 연구기관, 기업과 협력 네트워크를 제시했다.

텍사스 메디컬센터는 병원과 연구기관이 밀집한 곳으로, 매년 140억달러의 연구성과를 창출한다.

텍사스 메디컬센터는 미국의 가장 큰 의료기관 중 하나다. MD앤더슨 암센터, 텍사스어린이병원, 베일러 의대 등 52개 병원과 연구기관이 밀집해있다. 전체 직원수만 10만6000명에 이르고 매년 720만명의 환자가 방문한다.

텍사스 메디컬센터는 진료 외에 연구도 활발하다. 한 공간에서 의사와 연구자가 연구 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끊임없이 협업한다. 이 곳에 상주하는 연구자 2만명이 매년 36억달러의 연구비 지출로 만들어내는 경제적 효과는 140억달러에 이른다.

조지 스탠셀 텍사스대 교수는 "같은 공간에서 시설과 인프라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다“며 ”병원과 대학, 연구기관, 기업 등이 탄탄한 협력 네트워크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도 지난해 연구중심병원 제도를 마련하는 등 보건의료 산업에 시동을 걸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약 8000조원에 이르는 세계 보건의료 산업이 사회 발전을 이끌어갈 핵심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우수한 기술이 전세계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