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화학·방위사업을 한화그룹에 넘기는 '빅딜'이 매각 대상 직원들에 대한 위로금 문제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탈레스·종합화학·토탈 등 삼성그룹 4개 계열사를 1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발표하고 실사(實査)와 통합 작업을 벌여왔다.

3일 본지 확인 결과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한화 측 임원을 이사로 선임하고 '한화'가 들어가도록 사명(社名)을 변경하려 했으나 이를 잠정 연기했다. 재계 관계자는 "당초 삼성그룹은 토탈·종합화학의 지분을 한화 측에 넘기고 딜을 종결할 계획이었지만 직원 위로금 등 통합 작업 준비가 더 필요해 주총 일정이 미뤄졌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테크윈 노조는 빅딜에 반대하며 이달 2일 파업을 결의했다. 총 2746명이 파업 찬반 투표에 참여했으며, 2665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97%의 찬성률이다. 노조가 조만간 파업 수순을 밟더라도 삼성테크윈 전 직원 4500명 가운데 파업에 참가할 수 있는 직원은 2000명 정도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방위사업체에서 전력, 용수, 방산 물자 생산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쟁의 행위를 할 수 없다.

빅딜 막판에 논란거리로 부각된 위로금의 법적인 근거는 없다. '삼성맨'에서 '한화맨'이 돼야 하는 직원들의 반발이 커지는 바람에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이다. 매각 대상 기업 직원들은 삼성이 2013년 삼성코닝정밀소재를 미국 코닝사에 매각할 당시 지급한 위로금 평균 6000만원(4000만원+기본급 10개월치)을 최저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삼성 측은 '1000만원+기본급 4개월치'를 제시했다. 삼성 측에서는 "삼성코닝정밀소재의 경우 영업이익률 50%를 넘나들 정도로 돈을 잘 벌던 회사였으나 삼성종합화학(-235억원)이나 삼성테크윈(-1180억원)은 작년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 사정이 나빴다"며 "삼성코닝 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재계에선 "일부 논란에도 불구하고 빅딜 일정은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한화 양측 관계자들은 "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 절차도 마무리됐기 때문에 당초 예정대로 올 상반기 중 빅딜을 종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