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2만원에 가까운 새 치킨 메뉴를 경쟁하듯 내놓고 있다.

BBQ가 3월초 내놓은 ‘베리링’ 치킨은 한마리에 1만9900원이다. 일반 치킨에 허니버터와 블루베리가 섞인 ‘시즈닝’을 뿌리며 가격을 올렸다.

교촌치킨은 ‘레드스틱’, ‘허니콤보’ 등을 마리당 1만8000원에 판매한다. BHC는 ‘순살 뿌링클’, ‘순살 파닭’, ‘순살 떡강정’ 등을 1만9000원대에, 네네치킨은 ‘마늘 치킨’, ‘스노윙 치킨’, ‘오리엔탈 파닭’을 1만9000원에 각각 판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2만원에 육박한 치킨 가격이 적당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비싸다” 생각하고 가맹점주들은 “남는 게 없다”고 한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2만원에 육박한 치킨에 대해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선비즈는 업체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치킨 한마리의 원가를 분석해봤다. 우선 업체들이 말하는 원자재 가격에서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생닭 가격은 되레 내렸다.

한국육계협회가 3월 31일 밝힌 자료를 보면 생닭 한 마리(9~10호·마리당 851~1050g) 가격은 3462원이다. 2월 같은 크기의 생닭 가격 3923원보다 10% 정도 내렸다. 그러나 이 닭에 밀가루를 입혀 튀김닭이 되면 1만5000원~1만9900원에 팔린다.

3월 31일 기준으로 마리 당 3500원가량인 생닭은 하림·마니커 같은 닭고기 가공회사에서 부위별로 자르고 갈무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이들 가공공장으로부터 공급받는 ‘치킨용 닭’ 가격은 4000~4300원 선으로 추정된다.

이 닭이 동네 가맹점에 공급되는 가격은 5000~5500원 정도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이 닭 공급가에서 염지(鹽漬·닭고기 숙성용 양념)와 손질 등을 이유로 마리당 1000원 내외, 20~30% 마진을 챙긴다.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하루에 약 20만마리까지 소비한다. 한 치킨 체인 본사 임원은 “단순히 공급가에 이윤을 더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조류 독감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할 여력을 갖추기 위해 마진을 붙이는 것”이라며 “판매가는 닭고기 공급가 등 모든 식재료비와 업장 운영비를 포함한 가격에 이윤 40% 정도를 더해 책정된다”고 말했다.

튀김옷과 튀김기름도 치킨 원가의 중요한 부분이다. 닭을 튀길 때 사용하는 기름은 콩기름·혼합유(대두유·채종유·팜유 등)·해바라기유·올리브유 등을 쓴다. 대두유가 가장 싸고, 올리브유가 가장 비싸다.

업소 전용 기름을 취급하는 업체 관계자는 “18L짜리 한 통에 3만1000~3만8000원 정도인데 적게는 40~50마리, 많게는 80마리까지 튀길 수 있다”고 말했다.

40마리를 튀긴다고 보면 식용유 가격은 한마리당 1000원 수준이다. 대두유를 쓸 경우 한마리당 800원 정도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튀길 때 사용하는 ‘물 튀김옷’은 한마리당 100원 정도, 마른 튀김가루(파우더)는 200원 정도다.

여기에 포장비용이 600~1000원(종이박스·비닐 등), 치킨무·소금·소스·음료 등 기타 비용이 1000원 정도 든다.

프랜차이즈 체인 가맹점주들이 사용하는 튀김옷, 튀김기름, 포장박스 등은 모두 체인 본사로부터 공급 받는다. 체인 본사는 이들 공급품에서도 10~15% 정도의 이윤을 남긴다. 치킨 체인 본사들은 여기서 거둔 마진으로 브랜드를 관리하고, 마케팅 등을 하는 데 사용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렇게 계산해 보면 배송비와 운영비를 제외하고 치킨 체인점들이 튀긴 닭을 포장하는 데까지 최소 7700원 내외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가맹점주들은 여기에 임차료와 전기세 등 업장 운영비와 배달 인건비 등을 추가로 부담한다. 프랜차이즈 업체에 따라 쿠폰 등 일부 마케팅 비용을 업주들이 맡기도 한다.

최근에는 ‘배달의 민족’·’요기요’ 등 배달 앱에 지불하는 수수료도 더해졌다. 소비자가 해당 앱을 이용해 치킨을 주문하면 업주들은 치킨값의 2.5~12.5%를 배달 앱 회사에 지불해야 한다.

이 모든 비용을 합치면 1만5000원짜리 치킨을 팔면 가맹점주 손에 남는 순익은 한마리당 2000원 정도인 경우가 대다수다. 판매가의 15% 수준이다.

2만원에 근접한 새 메뉴를 팔아도 한마리당 순이익은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 일부 대형 치킨 체인 본사가 시즈닝 가격을 원가보다 훨씬 비싸게 파는 방식으로 이윤을 높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최근 인기가 많은 허니버터 시즈닝은 도매상에서 500g에 6200원 정도로 팔린다”며 “한 마리당 50g 정도를 뿌려주니, 한마리당 원가는 620원 정도 더 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계산대로라면 600원만 더 투자해 새 메뉴를 내놓으면, 1만5000원에 팔았던 치킨을 2만원가량에 파는 셈이다.

이론상으로는 시즈닝을 뿌린 치킨을 팔면 가맹점주는 한마리당 순익이 4000원대로 늘어난다. 그러나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는 인기 시즈닝 공급가를 시중가보다 훨씬 비싸게 받아 이윤을 추가로 올린다. 시중 제품보다 연구 개발비가 더 들고, 유통비 등이 더해진다는 명목에서다.

최윤섭 전국치킨운영자클럽 대표는 “비슷한 성분의 시즈닝도 프랜차이즈마다 공급하는 가격이 다르다”며 “본사가 시즈닝을 비싼 값에 공급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만원에 근접한 치킨을 팔아도 일반 치킨보다 이윤이 덜 남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