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 마감 아니라 1차 때보다 한산"
원금 부담 덜기 위해 적금·청약통장 해지도 잇따라…은행들 '이중고'

안심전환대출 2차 판매가 시작된 30일. 아파트 밀집 지역이나 신도시에 위치한 시중은행 지점에는 고객이 수십명씩 몰렸으나 시중은행 각 지점은 대체로 1차 판매 때보다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2차 판매의 선정 방식이 1차 판매 때와 달리 선착순이 아니어서 마감일인 다음달 3일까지 신청하면 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최대한 저소득층이 안심전환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마감일까지 일괄신청을 받은 뒤 20조원 한도 내에서 주택 가격이 낮은 순으로 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영업부. 지난주 1차 안심전환대출 판매 때와는 달리 대기 없이 곧바로 대출 상담을 받을 수 있을 만큼 한가한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에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영업부는 은행문이 열리기도 전에 수십명씩 대기줄을 섰던 지난주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이날 오전 10건 이내의 상담 또는 안심전환대출 전환 신청이 이뤄지는데 그쳤다. 대기자 없이 곧바로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가가 아니라 시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난주 26~27일 1차 판매분 한도 소진을 앞두고 10여명이 대기하던 것과 비교해 한산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국민은행 상계역지점, 청라지점, 파주지점 등 아파트 밀집 지역에는 이날 오전에도 10~20명 가량의 대기자들이 이어졌다.

안심전환대출이 대출을 받고서 다음달부터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원리금 상환 부담 때문에 신청을 망설인 채 돌아가거나 대안을 문의하는 고객들도 잇따랐다.

농협은행 서울역지점을 찾은 장모씨는 “(변동금리)주택담보대출 2억원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1억원을 내년 말쯤 퇴직금으로 상환할 계획이어서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더라도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는 게 유리할지, 아니면 더 유리한 대안이 있는지 상담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명동금융센터점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큰 고객들의 경우 이자만 내다가 당장 다음달부터 원금도 함께 갚아야하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이 때문에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기 전 기존 대출상품을 해지하면서 일부 원금을 상환하기 위해 적금이나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한 지점 관계자도 “안심전환대출 전환 때 적금이나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례가 많아 은행으로서는 수익성이 악화될 뿐 아니라 기존 상품 고객군까지 잃어버려 타격이 심하다”고 말했다.

은행 지점 담당자들은 아직은 안심전환대출 2차 판매 첫날인 만큼 다음달 2~3일 막바지쯤 ‘갈아타기 막차’를 타려는 고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안심전환대출은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임에도 연 2.53~2.65%의 싼 금리를 경쟁력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 24일 출시후 나흘만에 1차 한도였던 20조원이 모두 동이났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1차 때와 같은 20조원 규모로 추가 공급에 나섰다. 다만 3일까지 2차 판매가 모두 완료되면 추가 공급은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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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부담하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원리금 분할 상환 대출로 바꿔주는 상품으로 대출금리가 기존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보다 1%포인트 낮은 2.6%대이다. 단기, 변동금리, 만기 일시상환 위주의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지난 24일 시중은행에서 일제히 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