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주스 시장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업체마다 3, 4세대로 불리는 '착즙주스' 신제품을 출시하며 대규모 설비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착즙주스란 과일을 그대로 짜 만드는 주스를 말한다. 과거 1, 2세대 과일주스가 고온(高溫)으로 농축한 원액을 수입해 물(정제수)과 향(香)을 섞어 만든 것과는 달리 100% 과즙(果汁)으로 만든 주스다. 착즙주스가 2000년대 중반 이후 매년 감소 중인 과일주스 시장의 부활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음료업계 1위인 롯데칠성음료는 상온(常溫) 착즙주스를 생산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총 1158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4세대로 불리는 상온 착즙주스는 기본 제조 과정은 3세대 냉장 착즙주스와 같지만, 주스를 용기에 넣을 때 무균(無菌) 충전 공법을 적용해 유통기한을 기존 1개월에서 6~9개월로 늘리고 상온에서 유통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성기승 롯데칠성 팀장은 "경기 오포와 안성에 짓는 신규 설비에서 내년 초부터 착즙주스를 본격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웅진식품은 작년 8월 국내 최초 상온 착즙주스 '지중해 햇살은'〈사진〉 시리즈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소용량(240mL) 제품을 내놓고, 판매처를 편의점·동네수퍼 등으로 확대했다. 김주한 웅진식품 팀장은 "작년 출시한 1L 제품은 연말까지 5개월 만에 70만개가 팔리며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임리얼' 오렌지와 자몽 착즙주스 신제품을 내놓은 풀무원은 올해 파인애플 착즙주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미국산 오렌지 과즙에 대한 관세가 내년부터 철폐되는 데다 원료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 착즙주스 시장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플로리다 내추럴' 냉장 착즙주스를 판매하는 매일유업은 올 초부터 200mL 제품 가격을 3600원에서 2400원으로 33% 정도 내렸고 750mL 제품도 13% 정도 낮췄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착즙주스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선 전체 주스 시장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며 "착즙 주스가 국내에서도 웰빙 바람을 타고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