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각) 국제 유가가 상승 마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악화되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섰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WTI)가격은 전날보다 2.22% 오른 배럴당 51.43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런던 ICE거래소에서 거래되는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4.59% 오른 배럴당 59.07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5% 넘게 오르기도 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자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날 오전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를 격퇴하기 위해 공습을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투기 100대와 지상군 15만명으로 예멘을 공격해 주요 군사 시설을 타격했다.

이에 따라 오랜 앙숙 관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졌다.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집트도 참전 의사를 내비쳤다. AP는 이집트 당국 관계자가 반군에 대항하기 위해 예멘에 지상군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예멘의 원유 생산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SEB마켓의 비자른 실드롭 애널리스트는 “예멘 충돌이 원유 공급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멘에 위치한 밥 엘-만답 해협이 폐쇄되면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아시아로 이어지는 원유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중동 사이에 있는 밥 엘-만답 해협을 통해 2013년 하루 평균 380만배럴의 원유가 운반됐다.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코헨 에너지 리서치 담당자는 “이번 충돌에 따라 리비아와 시리아, 이라크의 긴장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값도 상승, 온스당 1200달러를 넘어섰다. 중동 지역 위험이 고조되며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7% 오른 온스당 1204.80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