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 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에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한다고 26일 발표했다.

AIIB는 중국이 미국 중심의 국제 금융 체제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하는 것으로 미국은 당초 한국의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영국·독일·프랑스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 속속 참여를 선언하면서 미국의 반대 기류가 완화됐고, 한국도 참여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어든 상태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중국에 서면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관계 부처가 모인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고 AIIB 참여 입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이미 AIIB 참여국들의 동의를 얻어 다음 달 AIIB 창립 회원국이 될 예정이다. AIIB는 올 하반기에 참여를 결정한 국가들이 국내 비준 절차를 거쳐 올해 말 출범하게 된다.

중국이 2013년 10월 설립을 제안한 AIIB는 아시아 국가들의 대형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국제 금융기구다. 중국은 미국,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세계은행 등에 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 기구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