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미국 야후나 네이버처럼 뉴스 유통 플랫폼 사업에 나설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각) "세계 14억명의 이용자를 둔 페이스북이 최근 언론사 5~6곳과 뉴스 콘텐츠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수개월내로 새 서비스를 시험한다는 계획이다. NYT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NYT와 버즈피드,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초기 협력사로 선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페이스북이 시도하려는 뉴스 서비스는 기사를 해당 언론사의 사이트가 아닌 자체 플랫폼에 올리는 식이다. 이는 현재 야후와 네이버가 하고 있는 뉴스 서비스와 유사하다. 이전까지 페이스북은 언론사 사이트의 외부 링크를 제공해왔다.

페이스북이 자체 플랫폼을 활용하려는 건 이용자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언론사 홈페이지의 링크를 눌러서 접속하려면 평균 8초라는 시간이 걸린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이용자들의 '참을성'이 약한 모바일 기기 환경에서 이는 '매우 긴 시간'에 해당한다.

기업분석 회사 심플리치의 에드워드 김 대표는 "사이트의 속도가 조금만 빨라져도 트래픽 증대와 이용자 만족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언론사들과 논의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다만 언론사들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더 효과적인 이용자 유인 도구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 기사의 주제에 어울리는 이용자에게 기사가 표출되는 알고리즘을 공개했다. 여행 관련 기사의 경우 뉴욕시에 홀로 사는 여성에게 기사를 보여주는 식이다.

언론사들에 페이스북의 방침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수 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이용자를 활용하는 것이 매력적인 한편, 언론사가 수년간 지켜온 브랜드, 광고 수익, 트래픽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포털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점하면서 국내 온라인 뉴스 서비스 시장을 70%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개별 언론사들은 콘텐츠에 대해 제값을 받지 못하면서도 뉴스 이용자와 접점을 생각해 네이버와 계약을 맺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페이스북은 언론사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처음으로 수익을 분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기사에 광고 하나를 걸어, 이에 따른 수익을 해당 언론사에 나워준다는 것이다.

또 다른 맹점은 언론사들이 소중한 이용자 정보를 페이스북에 넘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자가 어느 기사를 읽는지,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지 등의 정보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페이스북은 언론사와 이용자 정보를 얼마만큼 공유할 지에 대해 알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의 제안을 받은 일부 언론사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비공식적으로 다른 언론사들에 산업의 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페이스북의 플랫폼에서 제외된 언론사들은 트래픽이 급감하는 등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뉴스 컨설턴트 앨런 머터는 NYT와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언론사들은 브랜드와 이용자, 광고 수익에 대한 통제권을 잃을 수도 있다"며 "반면 페이스북은 이용자를 더 끌어들이면서 이용자 환경까지 개선하기 때문에 잃을 게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