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손 안 대는 車 5년 내 거리 누비고… 스스로 주차도 척척〈조선일보 2015년 1월 21일자 C3면〉

영화 007에서나 봄직한 무인 자동차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아우디의 자율 주행 콘셉트카 'A7'은 이달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실리콘밸리에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까지 550마일(약 900㎞) 이상을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 차의 최고 속도는 시속 70마일(약 112㎞). 거리와 시간을 계산해 차선을 바꿔 옆 차를 추월하고, 자동 가속·제동도 가능하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 기사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동차 운전은 신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매우 지루하고 피곤한 일입니다. 특히 설이나 추석 연휴처럼 끔찍한 교통체증 속에서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경우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도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자동차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본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입니다.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덕분에 이런 꿈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무인자동차의 등장 덕분입니다.

무인자동차란 무엇인가요

무인자동차, 또는 자율주행자동차는 운전자가 운전대와 가속페달, 제동장치 등을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가는 자동차를 말합니다. 이러한 무인자동차의 개념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39년의 뉴욕 세계박람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류의 오랜 숙원인 무인자동차 시대는 비약적인 기술 발전 덕에 우리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이보다 한발 앞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기술은 이미 활발하게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커넥티드 카란 자동차를 정보통신기술과 연결시킨 것으로 양방향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등이 가능한 차량을 말합니다. 외부에서 원격으로 시동을 걸거나 에어컨을 켤 수도 있고, 앞서 가는 차에서 사고가 나면 뒤따라 오는 차에 자동으로 정보를 전송해주기도 합니다. 커넥티드 카에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하면 비로소 완전한 무인자동차가 탄생하는 것이지요.

현재 무인자동차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와 IT회사들의 주도하에 시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벤츠는 수소연료전지로 움직이는 무인 콘셉트카를 선보였고, 대형 화물차들이 줄지어 장거리를 무인 주행하는 기술도 이미 상용화한 상태입니다. GM은 차량 간 통신이 가능한 캐딜락 모델을 2017년에 출시할 계획이고, 아우디 등도 반(半)자율주행자동차 모델 출시를 준비 중입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인 구글도 무인차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구글은 이미 자체 무인자동차 모델을 개발해 100만㎞ 이상 시험 주행 중입니다. 한국의 무인자동차 기술도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무인자동차는 어떤 장점이 있나요

무인자동차가 도입되면 자동차 여행이 훨씬 편해지리라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이 외에도 무인자동차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교통체증과 교통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에너지와 환경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은 그동안의 시험 결과 차량 간 통신기술의 상용화만으로도 미국에서 약 50만 건의 교통사고를 줄이고, 1000명 이상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여럿이 함께 공유하는 무인자동차 1대가 있으면 출퇴근 시간대에 자동차 운행이 14대 감소하고, 기존 대도시 주차공간의 20%만으로도 주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무인자동차는 언제쯤 상용화될까요

무인자동차가 일상화되려면 기술 못지않게 제도의 정비가 필요합니다. 많은 국가가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자동차의 주행을 금지하고 있어서 자동차업체들이 무인자동차를 판매하려면 관련 법과 제도의 개정이 필요합니다.

무인자동차가 불러올 수 있는 다양한 부작용도 예상해 방지해야 합니다. 가령 무인자동차가 해킹당해 테러에 사용되거나, 통신망이 갑자기 마비돼 모든 무인자동차가 먹통이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끔찍한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들은 보안기술도 열심히 개발 중입니다. 사고가 났을 때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기 위해 비행기에서 사용하는 블랙박스를 무인차에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반 소비자들은 언제, 얼마의 가격에 무인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 있을까요? 현재 무인자동차 가격은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지만 기존 차량 가격보다 1억원 이상 비쌀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인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럽겠죠? 그래서 가격을 낮추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은 원가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일반인들이 무인자동차를 임차하거나 구매할 수 있는 시점은 202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보다 앞서 2017년쯤부터는 일부 소비자가 반(半)자율주행자동차의 시험 주행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르면 앞으로 5~10년 안에 우리는 자동차 안에서 각종 게임이나 통신을 즐기면서 집과 사무실까지 통제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의 무인자동차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명절 귀성 길이 한층 더 여유롭고 즐거워지겠죠.


퀴즈

자동차를 정보통신 기술과 연결해 양방향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등이 가능한 차를 ○○○○○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조선멤버스 홈페이지(members.chosun.com)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3월 24일(화) 오후 5시 마감, 3월 26일(목) 당첨자 발표

경품: 이마트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40명, 1만원권 각 1장)

〈지난 회 정답: 드론〉

이마트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 당첨자

강태수 곽상헌 김민석 김설빈 김원석 김재이 김재현 김정열 김희연 노희선 문미정 문선자 박경애 박은현 박정숙 박정흠 박종민 박준영 박현욱 박흥태 백은숙 신영기 양윤경 오보라 오주식 오현주 이경자 이명은 이민정 이상현 이소영 이은주 이주헌 이주현 이창기 임운영 장유경 정진희 최명숙 최정윤

산업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