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신용카드 막차에 올라타라!'

요즘 알뜰한 카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일명 단종 카드 재테크가 화제다.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 때문에 슬그머니 없애려는 알짜 카드에 늦기 전에 올라타려는 것이다. 회사원 박미희씨는 항공 마일리지를 두둑하게 쌓아준다는 외환 크로스마일 카드가 없어진다는 소문을 듣고 부랴부랴 홈페이지에 접속해 가입 신청을 완료했다. 박씨는 "외환카드가 하나카드와 통합했으니 당연히 하나카드 홈페이지에서 가입신청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예 상품 자체가 없었고 외환카드 홈페이지로 접속해서 간신히 홈페이지 구석에서 찾아냈다"면서 "고객들이 제풀에 포기하라고 일부러 숨은그림찾기보다 더 까다롭게 숨겨놓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인심이 빡빡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인기카드 신규발급이 중단되거나 각종 할인 혜택이 사라지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이런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카드 재테크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단종 카드에 가입할 계획이 있었다면 서둘러 가입하고, 비슷한 혜택이 있는 다른 대안 카드로 갈아타야만 '호갱님'(호구와 고객님을 합성한 은어) 신세를 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하나둘 사라지는 전설 카드들

하나카드는 파격적인 마일리지 혜택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구 외환카드 '크로스마일카드' 일반형(연회비 2만원)의 신규발급을 오는 5월부터 전면 중단한다. 20만좌가 발급될 정도로 인기 상품이었지만 카드사에는 적자를 안겨줬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4월 말까지는 홈페이지에서 신규 또는 교체 접수만 받는다. 대한항공형 마일리지카드를 아시아나형 카드로 바꿀수 있었던 '교체신청'도 불가능해진다.

롯데카드는 '에듀드림 롯데카드'의 학원 수강료 할인 서비스를 4월부터 대폭 줄인다. 에듀드림 카드는 전국의 학원 수강료 및 유치원 등록비 결제 시 이용금액의 5~10%를 최대 월 5만원까지 할인해줘 특히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가 좋았던 카드다. 그동안은 전월사용 실적이 20만원 이상만 되면 학원업종에서 10% 할인을 받을 수 있었으나 4월부터는 할인율이 확 줄어든다. 30만원 이상 사용해야 5% 할인이 되고, 이전처럼 10%(5만원) 할인을 받으려면 전월 실적이 150만원 이상 돼야 하는 것이다.

현대카드는 '현대오일뱅크 현대카드M' 회원이 현대오일뱅크를 이용할 경우 리터당 100원 할인해주던 것을 70원으로 줄였다. 주유탱크 크기가 60L인 준중형 승용차의 경우 연료를 가득 채울 경우 6000원 할인받던 것이 4200원으로 축소되는 것이다. 이 카드는 기름값 할인폭이 커 회원수가 4만명 정도에 이른다.

카드사들은 "크로스마일이나 에듀드림처럼 할인율이 높다고 소문이 나면 체리피커(카드 사용은 최소한으로 하면서 할인 혜택만 취하는 소비자)들의 집중 타깃이 된다"면서 "인기 있는 카드일수록 회사엔 적자를 안겨주는 구조라 시간이 지나면 혜택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해명했다.

◇안테나를 세우고 혜택 챙겨라

카드사들의 얌체 영업에 속절없이 당할 수만은 없다. 마일리지 적립을 위해 크로스마일 카드를 애용한 소비자의 경우 서비스 축소가 불만이라면 다른 마일리지 카드로 갈아타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 또 단종 카드 등 인기 카드를 운좋게 발급받았다고 해도 똑똑하게 '방어'에 나서야 한다. 카드사 홈페이지에 수시로 접속해 혹시 내 지갑 속 카드 혜택이 달라진 건 없는지 체크해 보는 건 필수다. 인기 카드는 그만큼 소비자에게 주는 혜택이 많다는 의미이고, 배고픈 카드사들은 이런 카드일수록 아예 판매를 하지 않거나 혹은 혜택을 줄일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는 이런저런 혜택을 많이 주니까 여러 장 갖고 있을수록 '남는 장사'라는 생각도 이젠 버려야 한다. 카드를 여러 장 보유해봤자 혜택을 챙기지 못한다면 비싼 연회비만 내고 카드사 배만 불려주는 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