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교수

국내 의대 교수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가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이 발주한 연구과제에 선정됐다. 이번 연구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장기간 이뤄지는 골다공증 연구로,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은 정형외과 이순철 교수(사진)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성형학과 치아 수 교수와 치의학과 캉팅 박사, 곽진희 박사가 주도하는 뼈 재생 연구가 지난달 나사의 국책연구과제에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우주고등과학센터(CASIS)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뼈를 형성하는 단백질인 넬-1(NELL-1)을 활용해 골다공증의 예방과 뼈 형성을 촉진하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시작됐다. 앞서 연구팀에 속한 캉팅 박사는 미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넬-1 단백질이 뼈 성장에 관여하는 줄기세포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실험용 쥐를 지상 410㎞ 상공의 우주궤도를 도는 ISS로 보내 실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나사 존슨우주센터에서 ISS 과학임무를 총괄하는 줄리 로빈슨 박사는 “ 우선 수술을 통해 실험쥐 40마리를 골다공증에 걸리게 한 뒤 스페이스X사의 셔틀을 활용해 ISS로 보내 약 2개월간 극미중력 환경에서 치료약물의 효능을 보는 실험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중력이 거의 없는 우주공간은 중력의 방해 없이 세포 간의 연계성을 관찰할 수 있어 조직세포 연구에 최적지로 꼽힌다. 특히 지구보다 중력이 약하기 때문에 장기간 체류할 경우 뼈가 약해진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성공하면 근육이 퇴화하면서 회복이 어려운 골다공증에서 새로운 치료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장기간 우주에서 생활하는 우주인이나 전쟁 중 얼굴 뼈 등을 다친 상이군인들의 재활수술에도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순철 교수는 “인류의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골다공증 환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가 성공한다면, 이는 골다공증 치료의 획기적 전환점이 될 뿐만 아니라 향후 인류의 우주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