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대성산업(128820)이 건설·유통 관련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 2500억원 정도를 조달했고, 상반기 중 1500억원이 더 들어올 예정이다.

올 상반기 8000억원, 연내 총 1조3000억원에 이르는 차입금을 갚아야 하는 대성산업은 현금성 자산인 백화점과 토지 매각을 빠르게 진행하는 동시에 모(母)회사인 대성합동지주의 도움을 받아 급한 불을 끄고 있다.

2일 대성산업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달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 유상증자를 통해 1182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대성창업지주가 참여해 548억원을 출자했다.

대성창업지주는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50%를 넘게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김 회장 일가의 사재가 투입된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달 28일 만기였던 1500억원의 회사채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으로부터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승인받아 숨통을 텄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신규 회사채를 발행하면 산업은행이 최대 80%를 일단 받아주는 제도다. 신속인수제를 신청한 기업은 주채권 은행과 약정을 체결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대성산업은 산업은행과 협의해 만기가 돌아온 1500억원 중 30%만 자체 상환하고, 70%에 대해서는 차환발행하기로 했다. 사실상 만기재연장이다.

자산 매각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먼저 지난해 매각한 기흥역세권 도시개발사업 토지 잔금이 당초 계획보다 빨리 들어왔다. 대성산업은 당초 해당 관련 환지예정지 4블록(587억원)과 2블럭(743억원)의 매각 잔금을 오는 4월과 6월 받기로 했지만, AM플러스자산개발과 신영이 사업 진행을 위해 잔금을 최근 납부하면서 총 133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일부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며 “기흥역세권 토지 잔금은 오는 6월 추가로 들어올 1562억원 규모의 3블록 매각 대금까지 합쳐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성산업은 지난해 11월 기준 총 차입금이 1조4962억원, 부채 비율이 600%를 넘어서며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어왔다. 지난 2011년 이후 수년간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았던데다 디큐브시티 등 대규모 유통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한 탓이다.

대성산업은 지난해 6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고 올 연말까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비율을 지난 2011년 수준인 200%까지 낮추기로 했다.

금융·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과 기흥역세권 토지 매각 잔금,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매각 대금 등을 통해 대성산업의 부채비율이 올 6월 400%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백화점 이외에도 디큐브거제백화점, 용인남곡토지, 청계천 세운5구역 부지, 안양호계토지 등을 제 값을 받고 팔아야 부채비율을 20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성산업은 먼저 3500억원 규모인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를 부동산투자신탁 운용사인 JR투자운용에 다음달 중 매각할 계획이다. 또 디큐브거제백화점과 용인남곡토지는 올 상반기, 세운5구역 부지와 안양호계토지는 내년까지 매각을 완료할 방침이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부진을 면치 못한 건설·유통 사업을 정리하고 석유가스, 보일러, 열병합발전 사업 부문에 집중해 에너지전문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성산업은 현재 GS칼텍스와 판매대리점 계약을 맺고 주유소와 가스충전소 60여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카타르와 리비아, 베트남 등에서 해외유전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