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는 혁신이었다. 9.9㎜의 얇은 두께로 그립감을 살렸으며, 다양한 기능과 수준 높은 디자인 면에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이끈 주인공이다.

그 때가 2010년 6월. 갤럭시S는 국내 출시 2개월 만에 90만대, 미국 출시 한 달 만에 100만대를 팔았다.

이 같은 인기는 '갤럭시S3'에서 정점을 찍더니, '갤럭시S4'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몇 년 동안 이어온 갤럭시 시리즈의 비슷한 디자인과 성능에 사용자들 또한 흥미를 잃었기 때문. 게다가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와 최근 들어 약진이 두드러진 중국산 LTE폰 등 사용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 것도 한몫했다.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된 갤럭시S6의 기대감 역시 크지 않았다. 기존 '갤럭시' 시리즈를 답습할 것만 같은 예감이 컸다. 하지만 직접 확인해보니 삼성전자의 '올 뉴 갤럭시(All New Galaxy)' 선언은 거품이 아니었다. 처음 갤럭시S를 만났을 때처럼 디자인과 성능 모두 신선하게 다가왔다. '0'(제로)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삼성전자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긴 듯 보인다.

디자인부터 확 달라졌다. 갤럭시S6는 기존의 시리즈에서 느껴졌던 단조로움을 벗고 메탈과 글라스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메탈 프레임은 단단한 강인함을 연상케 했으며, 앞뒤를 감싸고 있는 글라스는 빛이 반사될 때마다 보석처럼 반짝였다. 색깔의 단조로움도 벗어나 화이트 펄, 블랙 사파이어, 골드 플래티넘, 블루 토파즈 등으로 다양화했다.

그립감도 한결 편안해졌다. 메탈과 글라스의 조화는 디자인뿐 아니라 손안의 안정감을 동시에 제공했다. 6.8㎜의 얇은 몸체와 132g의 가벼운 무게도 인상적이다.

성능도 업그레이드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의 가장 중요한 강점 중 하나는 카메라의 편이성과 화질이었다. 잠금 화면에서 바로 카메라를 켤 수 있도록 '퀵 런치' 기능을 도입했다. 카메라 실행까지는 0.7초, 아이콘을 움직이는 순간 카메라가 바로 실행됐다.

자동 추적 오토포커스(AF) 기능을 갖춰 많이 움직이는 사물도 초점을 다시 맞출 필요도 없어졌다. 카메라의 화질을 높이고 이미지 센서에 F1.9의 밝은 렌즈, 실시간 HDR(High Dynamic Range) 기능 등을 탑재해 어떤 순간에도 선명하고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후면 카메라의 경우는 광학식 손 떨림 방지기능(OIS)까지 있어 흔들림 없는 사진이 기대된다.

충전 기능도 강화했다. 충전 코일을 내장해 별도의 액세서리 커버가 필요 없이 무선 충전을 할 수 있어 편리해졌다. 특히 WPC, PMA 등 현재 상용화돼 있는 무선충전 방식을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무선충전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놓아두기만 해도 충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최근 미국, 아시아 지역으로 퍼지는 무선 충전이 가능한 매장이 생기고 있는 만큼 충전 패드 위의 무선 충전이 앞으로는 훨씬 편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선으로는 10분만 충전해도 4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갤럭시S5가 완전 충전까지 걸리는 시간이 120분이었다면, 갤럭시S6는 급속충전 기능도 지원해 80분으로 단축됐다.

단, 디자인의 품격을 한층 높인 대신 글라스 재질의 한계도 보여줬다. 전용 케이스를 씌우지 않는다면, 스마트폰 여기저기에 쉽게 묻어나는 사용자의 지문을 지우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할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