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수출이 두달 연속 감소하며 주춤하고 있다. 저유가 후폭풍이 수출 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수입액도 19.6%나 줄어들어 두달 연속 감소했다. 다만 수입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무역흑자는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 저유가 후폭풍 본격화…수출액 2년만에 가장 많이 줄어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수출액이 전년동월대비 3.4% 감소한 414억56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1월에 0.7% 감소한 데 이어 새해 들어 두달 연속 수출이 줄었다. 감소폭으로만 보면 2013년 2월 8.6% 감소한 이후 2년 만에 제일 많이 줄었다.

수출입 증가율 추이.

1월에 이어 2월에도 저유가가 문제였다.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지난해 2월 배럴당 105달러에서 올해 2월에는 55.7달러로 반토막났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수출물량이 3~4% 증가했지만, 유가 하락의 여파로 수출단가가 급락하면서 수출액이 26억달러나 감소했다. 지난해 2월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액은 77억1000만달러였는데 올해 2월에는 50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저유가로 타격을 받는 산유국 등으로의 수출도 대부분 부진했다. 러시아로의 수출은 61% 감소했고, 유럽연합(EU) 전체를 대상으로 한 수출도 30.7% 감소했다. 러시아 경기 부진의 여파로 자동차 수출도 16.3% 감소했고, 자동차부품(-14.4%)도 수출이 부진했다.

산업부는 저유가 외에 설 연휴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2.5일 감소하면서 수출이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일평균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9.3%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춘절 연휴가 2월에 있는 영향도 컸다.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은 7.7% 감소했다. 중국 영향을 많이 받는 철강(-4.1%), 섬유(-20.8%), 일반기계(-5%) 등의 수출이 줄었다.

석유제품·석유화학 2014년 2월 대비 2015년 2월 수출단가, 물량, 금액 비교.

13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수출이 늘어난 품목은 선박류(127.2%), 반도체(6.9%), 컴퓨터(5.1%) 등 3개 품목에 그쳤다. 선박류는 23억8000만달러 규모의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등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출이 실적에 잡히면서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반도체는 중저가 스마트폰 메모리 탑재량 증가, 컴퓨터는 보조기억장치(SSD) 덕분에 수출이 늘었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수입

지난달 수입액은 19.6% 감소한 337억9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과 마찬가지로 두달 연속 감소했다.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컸다.

수입은 원유 등 주요 원자재 수입단가가 하락하면서 급감했다. 수입이 19.6% 감소한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원유는 도입물량이 소폭 증가했지만 도입단가가 배럴당 108.6달러에서 49.1달러로 감소하면서 수입액이 52.1% 감소했다. 석유제품(-55.1%), 석탄(-13.8%), 가스(-40.7%) 등도 수입이 줄었다.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는 76억58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전의 사상 최대 기록은 지난해 10월의 75억3000만달러였다.

산업부는 2월 수출입 감소는 저유가와 설 연휴의 영향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업일수 감소 효과를 제외하고 일평균수출액은 증가한 것으로 볼 때, 전반적으로 우리 수출은 견실한 상황”이라며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기업 채산성 개선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