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용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올봄 중금속을 포함한 최악의 황사가 예상되면서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23일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당 1044㎍가 넘는 황사경보가 내려졌고 3~4월 농도가 더 심해질 전망이다.

황사는 중국 북부와 황허, 만주에서 강한 바람이 불면서 발생한 미세먼지다. 몽골 남부와 중국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황사는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다.

황사는 대기중 미세먼지(PM10·지름 10 이하의 먼지) 농도가 m³당 800㎍ 이상인 상태로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황사경보가 내려진다. 400㎍ 이상의 농도가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는 황사주의보가 내려진다.

최근에는 중국 공업지대를 통과하면서 알루미늄, 구리, 납, 카드뮴과 같은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 성분까지 포함하고 있다. 황사는 호흡기질환과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고 눈병도 생길 수 있다. 황사에 포함된 중금속의 농도가 증가하고 있어 각별히 더 주의해야 한다.

노용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함께 봄철 최악의 황사에 대비하기 위한 건강관리법을 알아봤다.

-황사가 발생하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황사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킵니다. 황사 자체는 입자가 커서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지 못하지만, 미세먼지가 코와 목을 자극합니다. 코와 기관지 점막이 일차적인 방어 역할을 하지 못하면 바이러스, 세균 등이 쉽게 침입할 수 있습니다. 기침과 가래가 쉽게 생길 수 있습니다. 감기와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평소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만성 기관지염, 천식이 있다면 증상이 더 심해집니다. 어린이의 아토피 피부염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눈으로 들어가면 눈병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황사가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까?

“황사가 심할 때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린이나 임산부, 노인은 약한 농도의 황사에도 건강의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할 때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황사에 적합한 인증을 받은 마스크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어린이는 마스크 외에도 피부가 황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온몸을 감싸고, 로션을 발라 피부에 보호막을 만들어야 합니다. 유모차를 타는 영유아라면 유모차에 비닐 덮개를 씌우는 것이 좋습니다. 렌즈를 착용하는 성인은 황사 때 만큼은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황사에 대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외출 후 양치와 샤워를 꼭 해야 합니다. 손은 황사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반드시 깨끗하게 씻어야 합니다. 입었던 옷도 바로 세탁하는 것이 좋습니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황사가 실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창문을 닫아야 합니다. 또 실내습도를 40~50%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 빨래, 어항 등이 도움이 됩니다.”

-삼겹살을 많이 먹으면 중금속 해독에 좋은가요?

“삼겹살을 먹으면 중금속이 해독된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삼겹살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몸에 지방이 쌓여 좋지 않습니다.

황사에는 물이 가장 좋습니다. 하루 8잔 이상 물을 마셔 목을 촉촉하게 유지해야 기관지 염증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물을 자주 마시면 미세먼지의 해로운 성분이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몸 밖으로 배출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삼겹살 대신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