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7일 개막하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엔 돌아온 외국인 스타들이 있다. 그 대표 주자가 전북 현대의 에두와 에닝요(이상 브라질)다. 34세 동갑내기 '절친'인 둘은 한때 K리그의 '우승 청부사'로 통했다.

2007~2009시즌 수원 삼성에서 뛴 스트라이커 에두는 2008년엔 K리그와 리그컵 우승, 2009년에는 FA컵 우승을 일궈냈다. 2009년부터 5년간 전북에 몸담은 미드필더 에닝요는 2009년과 2011년 팀을 K리그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 각각 FC도쿄(일본)와 창춘 야타이(중국)에서 뛴 에두와 에닝요는 이번 시즌 전북에서 의기투합했다. 에두는 6년 만, 에닝요는 1년 반 만의 K리그 복귀다.

"이기기 위해 K리그로 돌아왔다"

26일 전북 완주의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둘에게 '떠나 있는 동안 한국의 무엇이 가장 그리웠냐'고 묻자 에닝요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딜 가도 한국만큼 안전한 나라는 없어요. 사람들의 예의 바른 모습들도 그리웠고요."

그러자 에두가 웃으며 말했다. "너, 아버지가 그리워서 다시 온 거 아냐?" 여기서 아버지는 에닝요가 '한국의 아버지'라 칭하는 최강희(56) 전북 감독이다. 에닝요가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프로축구 전북의 34세 동갑내기 외국인 선수 에닝요(왼쪽)와 에두가 26일 전북 완주의 구단 훈련장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각오를 다지고 있다. 과거 K리그에서 우승을 경험했던 두 선수는“한국이 많이 그리웠다. 함께 호흡을 맞춰 팀 우승을 일구겠다”고 말했다.

둘이 본격적으로 친분을 쌓은 것은 중국에서였다. 에두는 2013시즌 랴오닝 유니폼을 입고 뛰었는데 그해 여름 에닝요가 전북에서 창춘으로 이적했다. 에닝요는 "중국에선 브라질 선수들끼리 친목 모임이 활발하다"며 "문자메시지를 수시로 주고받으며 가까워졌다"고 했다.

'삼바 듀오'는 지난 24일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1차전을 통해 공식 경기에서 처음 발을 맞췄다. 결과는 아쉬운 0대0 무승부였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1라운드에선 K리그 클럽이 1승1무2패, 일본 J리그가 1무3패로 부진한 반면 중국 수퍼리그의 4팀은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이에 대해 에두는 "중국 클럽들이 과감한 투자로 수준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은 활동량과 조직력, 일본은 패스와 템포 조절 면에서 강점을 보이는 등 리그 특유의 강점이 분명한 데 반해 중국은 여전히 외국 선수 의존도가 너무 높아 고유의 색깔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두 시즌을 중국에서 보낸 에닝요는 더욱 단호했다.

"중국 선수들은 목표 의식이 뚜렷하지 않아요. 경기에 지고도 웃고 떠드는 중국 선수들을 보고 이해가 안 됐어요. 반면 전북은 이기고자 하는 팀이에요. 그게 바로 제가 K리그로 돌아온 결정적 이유입니다."

'더블'에 도전하는 '삼바 듀오'

둘의 올 시즌 목표는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을 이루는 '더블'이다. 특히 한 번도 차지해 보지 못한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가 가장 탐난다고 했다. 에두는 수원에서 많은 트로피를 들었지만 챔피언스리그는 우승 경험이 없고, 에닝요는 2011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알사드(카타르)에 아쉽게 패한 기억이 있다.

'K리그 2연패(連覇)'도 쉽지 않다. 험난한 일정을 눈앞에 둔 에두는 6월 21일 수원 원정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했다. "저에게 큰 환호를 보내줬던 수원 팬들과 다시 만나는 자리니까요. 물론 그라운드에선 전북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죠."

2013년 여름 창춘으로 떠나는 날 공항으로 가는 길에 하염없이 울었던 에닝요는 24일 챔피언스리그 가시와전에서 전주월드컵경기장의 그라운드를 다시 밟았다. "녹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보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감에 젖었어요. K리그 개막전도 무척 기다려집니다." 에닝요와 에두는 내달 7일 성남FC와의 홈 개막전에서 K리그 복귀전을 치른다.

인터뷰가 끝나자 둘은 서로의 휴대전화에 담긴 아기 사진을 보기 바빴다. 두 딸의 아빠인 에닝요는 올해 1월 둘째딸을 얻었고, 에두의 차남은 지난달 태어났다. "우리 아들 둘 다 너희 집에 장가 보낼까?" 에두의 제안에 '딸 바보'로 소문난 에닝요가 답했다. "글쎄. 네가 좋은 패스를 많이 주면 한번 생각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