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드론택배' 물거품 되나〈조선일보 2015년 2월 17일자 B5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상업용 드론(drone·무인기)의 기준을 마련하면서 배달 분야는 제외했다. 이에 따라 드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를 진행 중인 아마존·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 기준에 따르면 아마존의 드론 배송 서비스인 '프라임 에어'를 비롯해 알리바바와 구글이 준비 중인 드론 배송 서비스도 모두 불법이 된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 기사

서동혁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같은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요즘 드론(무인 비행기)을 사용한 택배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구매' 버튼을 클릭하면 사람 대신 무인 비행기가 물건을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장면이 현실로 성큼 다가온 것이죠. 이뿐 아니라 드론은 군사적, 상업적, 문화적으로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오늘은 드론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그리고 드론 시대를 현실화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론은 무엇인가요?

소형 무인 비행기를 일컫는 드론(drone)이라는 단어는 원래 벌이 날 때 나는 '붕붕'거리는 소리를 딴 의성어입니다. 드론은 원래 군사용 무인 항공기(Unmanned Aerial Vehicle·UAV)로 개발되었습니다. 1982년 레바논 공습 때 사용되기 시작해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 등에서 무인 폭격에 사용되었습니다. 드론의 유용성이 증명되면서 지금은 다양한 기능과 목적에 따라 여러 종류의 드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날개 길이가 1m 안팎의 소형 무인비행기부터 헬리콥터 모양을 한 것, 심지어 작은 벌이나 나비와 같은 곤충 모습을 띤 것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봄 파주에서 고장으로 추락해 발견된 북한의 무인기가 청와대 등 서울 시가지를 촬영한 것으로 나타나 가슴을 쓸어내린 일도 있습니다. 이미 드론은 재난 현장에서 근접 촬영 및 구호품 전달, 농약 살포, 토지 측량을 위한 항공 촬영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방송용 카메라를 탑재한 무인기로 생생한 스포츠 중계는 물론 택배 운송 등으로 활용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습니다.

◇드론 시장의 전망은 어떤가요?

드론의 활용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상업성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방위산업 전문 컨설팅 업체인 틸 그룹은 드론 시장이 2013년 약 60억달러(약 6조~7조원)에서 2022년에는 약 114억달러(약 12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드론의 수요가 시장 전망을 매년 수정해야 할 만큼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 수요 예측이 무의미할 정도입니다. 산업적 측면에서 볼 때 드론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함께 관련 법과 규제 마련이 더욱 시급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오바마 정부에서도 이른 시일 내에 상업용 무인비행기 드론의 허용 기준안을 마련하라고 요청하였고, 미 연방항공국이 안을 공표하여 여론 수렴 중에 있습니다.

◇드론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요?

이렇듯 전도유망해 보이는 드론이지만, 결국은 항공기이기 때문에 당장 상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이슈가 있습니다.

우선 비행 구역 설정이 필요합니다. 안전 문제와 사생활 보호를 위해 고도를 포함한 비행 구역을 별도로 설정해야 하는 것이지요. 별도 비행 구역은 드론의 크기와 속도에 따라 차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드론의 등록 관리도 필요합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지닌 드론은 정부에 신고하고, 필요한 경우 소유주 정보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마련하여야 합니다. 북한과 대치 중인 우리나라에선 군사 목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드론의 등록 관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 외에도 드론을 조종하는 조종사의 자격증 제도 및 안전 교육도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드론 간의 충돌 등 사고와 그에 따른 피해 등 분쟁 처리 기준도 반드시 마련되어야 합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이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가령 누군가 조종사와 드론 간의 송수신을 해킹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볼까요. 그렇게 되면 드론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크기와 속도가 다른 수많은 드론이 하늘을 날며 무언가를 촬영하거나 배달하는 모습은 언뜻 상상하기에 매우 멋져 보입니다. 하지만 유용성 못지않게 뜻하지 않은 불편과 위험도 뒤따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공공의 목적 외에 상업용 드론을 허용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고, 그에 적합한 규제 마련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유·무형 인프라가 잘 구축돼야 드론의 산업화도 앞당길 수 있겠지요. 이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무인 자동차의 산업화에도 동일하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새로운 기술을 잘 활용하려면 기술 자체의 개발뿐 아니라 법적·제도적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지요.


퀴즈

사람이 타지 않고 무선 전파의 유도에 따라 비행하는 비행기나 헬리콥터 모양의 비행체를 ○○이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조선멤버스 홈페이지(members.chosun.com)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3월 10일(화) 오후 5시 마감, 3월 12일(목) 당첨자 발표

경품: 이마트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40명, 1만원권 각 1장)


〈지난 회 정답: 위키피디아〉

이마트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 당첨자 = 강경희 강지선 곽동진 구완모 권금선 김경식 김경희 김석규 김성범 김주현 김창섭 김현경 김형수 김효영 문창규 박인숙 박자흠 박지영 배호선 백미경 서미영 서장수 심홍섭 염철승 유창민 이기윤 이은경 이주일 이지연 임미나 임지현 장원철 정성훈 정종관 조성대 조성자 주미 최종은 태승희 하수정

산업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