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상 최고의 영광은 ‘버드맨’에게 돌아갔다.

23일(우리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 87회 시상식에서 영화 ‘버드맨’이 작품상을, 이 영화 감독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가 감독상을 받았다. 영화 버드맨은 ‘촬영상’ ‘각본상’도 차지해 4관왕에 올랐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AMPAS)가 수여하는 오스카상은 영화계 최고 영예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얼마나 가치가 있는 상이고, 수상자/작은 어떻게 선정할까?

미국 온라인매체 쿼츠가 경제 효과를 중심으로 아카데미상의 이모저모를 분석했다. 핵심 내용을 문답식으로 소개한다.

-아카데미 후보작은 누가 정하나?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1929년부터 매년 선정해 발표해왔다. 아카데미 회원들이 투표를 통해 후보작을 선정한다. 현재 등록된 투표자는 6028명. 2012년 기준으로, 백인 비율이 전체 회원의 94%, 남성은 77%에 달했다. 연령대는 60세 이상이 54%로 가장 많았다. 회원 중 최다 계층은 60세 이상 백인 남성으로 파악됐다. 백인 남성의 편견이 반영된다는 시비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아카데미 회원이 되려면 기존 회원 2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 신청할 수 있다. 추천을 받은 지원자들은 아카데미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회원이 된다. 아카데미는 매년 3월 신입 회원을 뽑는다. 2014년에는 271명이 신입회원으로 등록했다.

-작품상은 어떻게 선정할까?

아카데미 회원들은 투표용지를 받아 후보에 오른 영화의 순위를 매긴다. 첫 투표에서 과반 득표하는 영화가 작품상의 주인공이 된다. 1차 투표에서 50% 이상 지지를 받은 영화가 없으면 다시 투표한다. 1차 투표에서 최저 득표 영화는 제외한다. 제외된 작품을 1위로 뽑은 투표자들 표는 2순위 영화에 적용된다. 과반 득표 작품이 나올 때까지 이 작업을 반복한다. 한편에서는 "쓸데없이 복잡한 옛날 방식"이라고 비판한다.

-선정단 표심 잡기 위한 영화사들의 로비는?

한마디로 ‘안 하는 것이 없다’고 보면 된다. 해당 작품을 극장, DVD, VOD 등에 최대한 내보낸다.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보내는 자료나 영화 관련 웹사이트를 통해 광고도 한다. 몸값이 높은 로비스트를 고용하기도 한다. 로비스트들은 유력 언론을 로비하거나 경쟁작을 비방하는 일도 한다.

아카데미를 노리고 작품 개봉일을 바꾸는 사례도 있다. 쿼츠가 2000~2014년까지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 97편을 분석한 결과, 56%의 미국 개봉 시기가 11월, 12월에 몰렸다.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 시기에 맞춰 영화를 개봉한다는 뜻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위해 영화사는 돈을 얼마나 쓸까?

헐리우드의 주요 영화사들은 아카데미 캠페인에 매년 100만달러(약 11억1000만원)에서 500만달러(약 55억 5000만원)를 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광고 비용이 가장 컸다. 쿼츠가 미국 헐리우드의 4개 주요 영화사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들인 비용을 분석한 결과, 전체 비용의 53%가 광고에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한 영화사는 광고에만 475만2000달러(약 52억원)를 썼다.

아카데미 시즌에 미국 유력 연예 매체의 광고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더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 한 페이지에 싣는 광고료는 7만2000달러(약 7700만원)로 추산됐다.

두 번째로 많은 돈을 들이는 분야는 스크리너(아카데미 회원에게 미리 보내는 영화)다. 전체 비용의 12%를 차지했다. 2005년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크래쉬(2005)’는 회원들에게 DVD 스크리너를 보내는 데 25만달러(약 2억6900만원)를 썼다. 2014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의 영화사들은 29만 달러(약 3억원)를 들여 5만4000편의 스크리너를 발송했다.

다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아카데미에 대한 전문 홍보 담당 컨설턴트에 들이는 비용이 대표적이다. 영화사들은 한 작품 당 한 명 이상의 컨설턴트를 고용한다. 컨설턴트들은 영화 한 편 당 1만달러(약 1077만원)에서 1만 5천달러(약 1616만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맡은 작품이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거나 상을 받으면 보너스로 2만달러(약 2100만원)를 추가로 받는다.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 감독상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해도 1만 달러(약 1000만원)를 받는다.

배우들의 의상 비용도 영화사 몫이다. 남자배우에게 하루 최대 2000달러(약 216만원), 여배우에게는 하루 최대 3500달러(약 377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저런 비용을 감안하면, 아카데미 시상식 당일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영화사의 지출 비용은 평균 10만달러(약 1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아카데미 수상의 경제 가치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의 경제 가치는 얼마나 될까. 미국의 한 대학이 2001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와 오르지 못한 영화의 경제 가치를 비교한 결과, 후보에 오른 작품은 그렇지 않은 영화보다 평균 1270만달러(약 136억원)를 더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영화들이 단지 아카데미 후보작이기 때문에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후보로 선정된 것 자체가 우수작임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명성으로만 보면 아카데미 오스카상이 앞서지만, 골든글로브상의 경제 가치가 더 높다는 주장도 있다. 통계학자인 에드먼드 헬머(Edmund Helmer)는 2011년 “골든 글로브의 경제적 가치는 1420만달러(약 153억원)로 300만달러(약 32억원)인 오스카상을 앞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작품상: '버드맨'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상: '버드맨'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남우주연상: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에디 레드메인
▲여우주연상: '스틸 앨리스'의 줄리안 무어
▲남우조연상: '위플래쉬'의 J K 시몬스
▲여우조연상: '보이후드'의 패트리샤 아퀘트
▲의상상: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분장상: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외국어영화상: '이다'(폴란드·감독 파벨 포리코브스키)
▲단편영화상: '더 폰 콜'(감독 맷 커크비)
▲단편 다큐멘터리상: '크라이시스 핫라인: 베테랑스 프레스 원'(감독 엘렌 구젠버크)
▲장편 다큐멘터리상: '시티즌 포'(감독 로라 포이트라스)
▲단편 애니메이션상: '피스트'(감독 패트릭 오스본)
▲장편 애니메이션상: '빅 히어로'(감독 돈 할/크리스 윌리엄스)
▲음향상: '위플래쉬'
▲음향편집상: '아메리칸 스나이퍼'
▲시각효과상: '인터스텔라'
▲미술상: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촬영상: '버드맨'
▲편집상 '위플래쉬'
▲주제가상 영화 '셀마'의 '글로리'
▲음악상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각본상 '버드맨'
▲각색상 '이미테이션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