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공유 서비스 또는 새로운 택시로 불리는 '우버'는 요즘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곳곳에서 불법 논란에 휩싸였다. 그렇다면 이용자들은 우버를 왜 타고,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고급차를 이용한 리무진 서비스인 '우버 블랙'과 운전자가 자신의 차량으로 이용자를 태우는 '우버 엑스', 택시 기사들이 우버 앱을 이용해 기존 택시와 똑같이 운행하는 '우버 택시' 등 우버의 3가지 서비스를 기자들이 직접 타보고 소감을 3편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우버 블랙에서 이용되는 현대차 대형 세단 에쿠스.

우버 블랙이 힘을 발휘한 것은 송년회가 이어진 지난해 연말이었다. 기자는 지난해 12월에만 우버 블랙을 3회 이용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반복적으로 이용하다 보니 가격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첫 번째 이용한 우버 블랙은 12월 초 오후 11시가 넘어선 시각 강남구 역삼동에서 탑승한 에쿠스였다. 스마트폰에서 앱(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자 주변에 이용 가능한 차량 서너대가 눈에 들어왔고, 4분 거리에 차량이 있다는 메시지가 떴다.

‘탑승 위치 설정’을 누르자 한 대의 차가 기자가 있는 곳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골목길 안에 있는 식당이었지만, 우버는 기자가 있는 곳을 정확히 찾아왔다. 차량의 이동하는 모습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계속 확인할 수 있었다.

도착한 차량은 검은색 에쿠스였다. 이 날 우버 블랙을 타고 서대문구 신촌까지 달린 요금은 3만600원. 모범택시를 탔을 때보다 다소 비싼 요금이다.

하지만 추운 길거리에서 언제 올 지 모르는 택시를 잡으려고 기다리는 고생을 하지 않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말이 되면 강남구 테헤란로와 종로 등에서 택시를 잡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다.

직업상 우버를 한 번쯤 경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있던 터였다. 결제는 차 안에서 직접 하는 것이 아니다. 탑승이 완료되면 미리 등록해둔 신용카드에서 자동으로 결제된다.

우버 블랙의 가장 큰 장점은 주변에 대기하는 차가 있는 경우 바로 잡아탈 수 있다는 점이다. 연말 강남과 종로 등 취객들이 쏟아지는 곳에서는 일반 콜택시는 물론 모범 콜택시를 부르기도 쉽지 않다.

이런 때 서울의 택시 콜센터에 전화를 걸면 어디까지 가는지부터 묻는다. 평소 어디에 있는지만 묻던 것과 다르다. 손님을 골라 태우는 시간인 것이다.

우버 블랙은 그런 것에 상관 없이 부르는 즉시 달려온다. 언제쯤 내가 차를 탈 수 있을지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도 좋았다. 도착할 시간에 맞춰 식당 앞으로 나가면 된다.

우버 중에서도 고급 서비스인 블랙을 부른 만큼 차량 상태와 서비스도 만족스러웠다. 도착한 에쿠스는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하게 정돈돼 있었고, 직접 문까지 열어주는 기사의 친절은 과분하다 싶을 정도였다.

우버에 대한 논란이 가열된 상황이라 기사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기자를 태웠던 기사는 장기렌터카 방식으로 에쿠스를 빌려 공항 리무진 서비스와 우버 영업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인천공항을 오가는 외국계 항공사와 계약을 맺고 리무진 서비스를 요청한 손님이 있는 경우 하루 한 편 있는 출·도착 시간에 맞춰 공항과 서울시내를 오가는 일이 이 기사의 기본적인 업무였다. 이 업무를 하기 전 또는 마치고 나서 우버 앱을 켜고 손님을 받기 시작한다고 했다.

기사는 “우버 블랙은 본사에서 검증해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라 믿고 타도 된다”면서 “기사들의 업무 만족도도 높기 때문에 서비스가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 우버 블랙을 이용한 경우는 시청 앞에서 강남구 청담동까지 탔을 때다. 차가 다소 막혀 요금이 3만1400원 나왔다. 이 때부터 함부로 이용할 서비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강남구 역삼동에서 용산구 이촌동까지 이용한 세 번째는 1만9500원이 나왔다. 탑승한 차량은 각각 에쿠스와 K9이었고, 서비스 만족도는 여전히 높았다.

기자는 올해 들어서는 우버 블랙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한두 번 이용할 때까지는 그럭저럭 탈 만했지만, 횟수가 늘어나면서 비싼 요금이 부담됐기 때문이다. 조금 편하자고 타기에는 우버 블랙의 요금이 직장인의 얇은 지갑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기존 국내 법체계를 무시하고 진행하는 사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이용을 꺼리는 요인이 됐다. 하지만 매우 급한 일이 있을 때 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면 우버 블랙을 다시 찾을 것 같다.

아이가 아픈데 병원으로 이동할 차가 없다면? 추운 겨울에 한 시간째 종로에서 택시를 잡느라 고생하는 상황이라면? 슬며시 우버 앱을 실행하고 싶은 생각이 솟구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