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5일간의 설 연휴가 시작된다. 명절을 맞아 가족·친지를 만나도 손에는 늘 스마트폰을 쥐고 있을 만큼 '중독'된 당신이라면 유용한 앱(응용 프로그램)이라도 깔아두는 것이 상책(上策)이다.

명절을 앞두고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나의 스마트폰을 노리는 사기꾼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통상 명절을 2주 앞둔 시점부터 보이스 피싱(전화 금융 사기), 스미싱(소액 결제를 유도하는 사기 문자) 등이 급증한다. 명절 전에는 금융 거래가 많아지는 데다 직장인들이 보너스 등 현금을 두둑하게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 사이버캅' 앱은 전화·문자가 오면 사기 범죄에 이용된 번호인지를 곧바로 탐지해낸다.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인터넷주소(URL)가 악성 코드와 연결돼 있는지 미리 감지해내는 기능도 있다. 본인만이 아니라 고향의 부모님 스마트폰에도 깔아 드리면 좋다. '후후'와 '후스콜' 앱도 자체 데이터베이스(DB)와 이용자들의 신고를 바탕으로 스팸·사기 전화 등을 걸러내준다.

한창 화두(話頭)인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결합)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비바리퍼블리카가 만든 간편 송금 앱 '토스(toss)'를 써보자. 세뱃돈을 줘야 할 때 지갑 대신 스마트폰을 척 꺼내 들고 자녀와 조카들에게 수초 만에 돈을 송금해줄 수 있다. 받는 사람 전화번호와 보낼 금액, 암호만 입력하면 송금이 완료된다. 상대방의 계좌번호는 몰라도 된다. 돈을 받는 사람이 직접 자신의 은행과 계좌번호를 입력해 입금받는 방식이다. 지금은 시범 서비스 기간이라 농협은행 계좌를 가진 경우에만 송금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돈을 받는 은행은 어디든지 제한이 없다.

가족 간의 친목을 다지는 데도 앱을 활용할 수 있다. 어린 조카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마땅히 아는 게 없다면 아이돌그룹을 한 번 배워보자. '아이돌퀴즈' 앱은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아이돌그룹의 멤버 이름과 숫자 등으로 만든 퀴즈를 낸다. '엑소가 잘 나간다며? 12명일 때가 좋았는데, 요즘은 10명이라 섭섭하겠구나'와 같은 고난도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할머니의 동생의 아들의 부인'처럼 관계는 알지만 어떻게 불러야 할지 도무지 막막할 때는 '패밀리맵'을 설치하자. 화면 속 가계도를 보며 호칭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친척들의 사진과 생일·결혼기념일·제사 등 기념일, 연락처도 연동할 수 있다.

날이 어둑해지면 스마트폰을 들고 가족과 함께 밖으로 나가자. 구글 '스카이 맵'을 켜고 하늘에 갖다 대면 현재의 위치를 파악해 밤하늘의 별자리와 행성의 위치 등을 세세하게 알려준다.

혼자서 연휴를 보내야 할 때도 스마트폰은 좋은 친구가 된다. '법륜 스님의 희망편지' 앱에 담긴 동영상과 좋은 글귀들을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명절에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내비게이션 앱인 'T맵'과 '김기사'는 설 명절을 맞아 더 정확한 안내를 위한 신(新)기술을 적용한다. T맵은 지난 13년간 명절 교통 정보에 대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귀경·귀성길에 가장 안 막히는 시각을 예측해준다. T맵의 '언제갈까' 기능에 도착하고 싶은 특정 요일·시간을 입력하면 출발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을 알려준다. 김기사는 최근 2년간의 교통 정보와 실시간 정보를 결합해 설 연휴 길 안내에 활용한다.

고속도로 정체가 부담된다면 기차를 이용해서 도착한 기차역에서 10분 단위로 차량 대여가 가능한 '쏘카' 서비스를 써보는 것도 좋다. 사전 예약하지 않아도 전국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즉석에서 차량을 검색·이용할 수 있다. 현재 전국 1200곳에서 2000여대의 차량을 운용하고 있다. 차량을 빌린 장소에 반납할 필요없이 현 위치에서 공항까지 타고 가기만 하면 되는 '공항 편도' 서비스도 있다.

이 밖에 제사상을 차릴 때는 '제사의정석', 주위의 병원·약국을 안내해주는 '굿닥', 고속도로 휴게소의 맛있는 음식점·주유소 정보를 제공하는 '휴게소정보' 앱도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