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북아프리카는 최근 수년새 의료산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손꼽힌다. 해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서 열리는 ‘아랍헬스’는 11월 독일에서 열리는 ‘메디카’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큰 헬스케어 전시회다. 올해 행사에는 70개국, 3000개 기업이 참여했고 6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지난달 26~29일 두바이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진행된 전시회를 통해 올해 세계가 주목하는 헬스케어 ‘메가트렌드’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 미국 병원들은 의료환경이 열악한 나라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표준화된 치료법이나 리더십을 주로 교육한다. 교육은 봉사 수준을 넘어 모두 유료사업으로 진행된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의료기관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2010년 의료 교육을 사업모델로 선정하고 국제 의료교육센터를 설립했다. 세계 74개 국가에서 1만2500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의료 수준이 낙후한 중동과 동남아, 아프리카 지역 의사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가르치는 것과 똑같은 치료법을 전수하고 있다. 프로그램별로 참가비는 적게는 200달러, 많게는 3000달러까지 받는다.

고혈압의 진단 기준과 적절한 치료 방법, 합병증을 가르치는 고혈압 프로그램과 암환자의 진단과 치료법, 수술방법을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은 가장 인기가 높다.

이 병원은 의료 리더십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여기에는 병원 운영과 직원 관리 노하우가 포함된다. 교육에 참여한 의사들은 미국 현지에서 열리는 혁신 교육 프로그램에도 초대받는다. 교육을 한 미국 의사와 교육을 받은 의사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 계속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열린 아랍헬스에는 존스홉킨스병원과 메이요 클리닉, 보스턴 어린이병원 등 미국 유명 병원들이 참가해 자신들의 교육사업을 홍보했다.

아랍헬스에는 암, 당뇨병, 고혈압, 리더십 등의 교육이 진행됐다. 하루 200달러에서 3000달러선의 비용이 책정됐다.

아예 의료 교육만 전담하는 회사도 등장했다. 미국의 아이리드는 의료 리더십 코스를 개설했다. 전체 5일로 구성된 교육 프로그램의 참가 비용은 5875달러(약650만원)이다. 프로그램은 병원 운영 노하우, 직원 채용과 관리, 병원 회계 등으로 구성된다.

아이리드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 국가 의사들의 참여가 전년과 비교해 2배로 늘었다. 최근 중동 국가들이 자국의 의료수준을 높이기 위해 최고 수준의 의사 교육을 원하고, 정부가 의료교육 비용을 모두 지원하면서 참가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의료계는 의료 교육사업이 커지면 의료 관광 산업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수한 의료기술을 가진 나라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치료차 미국을 방문하는 해외 환자들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앨런 가버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의료교육은 한 나라의 의료정책이나 의료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며 “교육을 시행하는 국가의 의료장비를 익숙하게 만들게 할 수 있고 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동 국가들은 정부가 국민의 치료비를 모두 부담한다. 자국 국민이 외국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모두 지원한다. UAE의 경우 2009년 해외 병원에서 200억달러(약22조)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루크 바듀딘 두바이몰 클리닉 원장은 “의사는 의대를 졸업한 이후에도 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끊임없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헬스케어산업의 국경이 사라지면서 전세계 환자들이 동일한 수준의 치료를 받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