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들은 남편이 은퇴하면 '삼식(三食)이'가 될까 걱정을 많이 한다. 삼시 세끼 다 차려 달라고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본지가 결혼정보업체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에 의뢰해 신중년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신중년 부부가 하루에 함께 식사하는 경우는 1.4끼에 그쳤다. 나머지 끼니는 각자 친구나 재취업한 직장의 동료와 함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가 하루에 두 끼 이상을 함께하는 경우는 응답자의 13.4%에 불과했다.

부부가 같이 식사를 하더라도 오로지 집에서만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달 외식 횟수를 조사했더니 평균 3.3회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부부가 밖에서 함께 식사한다는 뜻이다. 6회 이상 외식한다는 답변도 13.8%에 달했다. 결혼문화연구소 관계자는 "노년층 부부가 주로 집에서 식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며 "각자 사회활동을 하면서 따로 식사를 하고, 함께 밥 먹을 때도 외식을 많이 하는 게 요즘 신중년 부부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신중년이 되면 부부간 대화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이 2시간 30분에 이른다. 하루 3시간 이상 대화한다는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24.7%를 차지했다. 젊어서는 생업에 쫓겨 대화할 시간이 거의 없었지만, 삶에 여유가 생기는 신중년이 되면 부부간 대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여행 횟수도 늘어난다. 1년간 부부가 함께한 여행 횟수를 물으니 평균 4.4회로 나타났다. 분기에 한 번 이상은 국내 여행을 한다는 뜻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응답자들이 50대 때는 1년에 평균 3.8회 여행을 했는데, 60대 이후에 평균 4.4회로 늘었다고 답했다"며 "신중년이 되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 횟수도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전체 응답자의 19.1%가 1년에 6회 이상 국내 여행을 한다고 답해, 두 달에 한 번 이상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