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왕후 세트.

토종 화장품 ‘후’가 루이뷔통·샤넬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제치고 서울 시내 대형 면세점 매출 1위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궁중화장품 ‘후’가 2014년 10월 이후 롯데면세점 등에서 수입 명품 브랜드를 제치고 매출 1위 브랜드에 올랐다고 30일 밝혔다. 후는 자료가 집계된 12월까지 3개월간 면세점 매출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후는 지난해 42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0년 매출 1362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LG생활건강 화장품 전체 매출의 15.4%를 차지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화장품 부문에서 1조95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후의 폭발적인 인기는 하반기 들어서 예견됐다. 후는 하반기 들어 면세점 화장품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롯데 소공점, 롯데 잠실점, 워커힐에서 지난해 7월부터, 동화면세점은 8월, 신라 장충점은 9월부터 면세점 화장품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후 매출은 지난해 국경절(10월 1일~7일) 기간에 전월 같은 기간보다 약 40% 매출이 증가했다. ‘후 공진향 인양 3종’은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이 기간에만 5만500세트가 팔렸다.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후 제품은 ‘후 천기단 화현 3종 세트(스킨·로션·크림)’다. 31만원대에 비싼 제품이지만 10월에만 2만300여 세트가 판매됐다. ‘후 천기단 라인’은 청나라 자희 태후가 이용한 황후의 미용 비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화장품이다. 피부를 젊고 건강하게 가꿔주는데 효과적인 30여종의 약재를 배합한 성분을 넣었다.

후는 ‘왕’과 ‘왕후’라는 일관된 스토리와 이를 반영한 용기와 디자인으로 기존의 한방브랜드와 차별화에 성공했다. 최고급 명품크림 ‘후 환유고’(60mL, 68만원선)’의 디자인은 우리나라 전통의 토기 항아리를 모티브로 했고, 뚜껑에는 금속공예로 제작된 봉황의 모습을 달았다.

LG생활건강은 국보 제287호인 백제의 ‘금동대향로’에서 턱밑에 여의주를 끼고 날개를 활짝 펴고 웅비하는 봉황의 모습을 빌렸다. 남성 화장품 ‘후 군’은 뚜껑에 황제의 옥쇄문양을 금속 공예로 제작해 달아 고급스러움과 품격을 상징했다.

이인익 LG생활건강 홍보 차장은 “후 브랜드는 10만원대부터 100만원대까지 다양한 면세점 전용 세트를 구비했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비단 및 자개 장식의 패키지 특별 세트를 내놓는 등 고급·차별화 전략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

중국 유명인사가 사용한다는 소문도 후 판매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이 후 브랜드를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이 후 구입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중국 배우 겸 모델인 안젤라 베이비가 신라면세점 매장 방문했을 때 후 환유제품의 고급스러운 용기와 사용감에 반해 제품을 구매했다는 소식도 후의 인기를 부채질했다.

LG생활건강은 2006년부터 한류 스타 이영애씨와 후 모델 전속계약을 체결해 국내 및 아시아 지역 고급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