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만·박원익 지음|경향BP|232쪽|1만3000원

중국에 대한 관심이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중국이 개방 정책을 편 뒤로 지금까지 사람들은 호시탐탐 투자 기회를 노렸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전자상거래업체인 중국의 알리바바가 2014년 미국 증시에 혜성같이 등장하면서 23조원에 달하는 돈을 조달하고, 한국 게임업체를 부러워하던 텐센트 주가가 10년 만에 175배 뛰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중국에 기회가 있다는 말은 사실인 듯하다.

그럼에도 정작 주변에서 중국 덕에 안정적으로 큰 수익을 올렸다는 사람(혹은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흔히 국내에서 중국 수혜주로 분류되는 쿠쿠전자나 리홈쿠첸과 같은 밥솥 생산업체를 살펴보자. 이 기업들의 매출은 최근 몇 년 사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주가 역시 이에 화답하듯 고공비행을 계속했다.

그러나 이제는 “밥솥만으로 쉽겠냐?”는 부정적인 얘기가 나온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이 회사들 주가도 2014년 가을과 비교하면 30% 이상 내렸다.

이 책은 국내에서 중국 수혜주나 수혜 기업을 찾지 말고 중국에서 제대로 된 기업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분야 대부분이 중국 정부의 규제에 막혀 있거나,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 중국이 금세 추격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이나 모바일 메신저 등이 모두 그렇다. 2000년대 중반 중국 수혜주로 꼽혔던 기업들은 사실 모두 중국 피해주였다고 책은 지적한다.

중국은 2014년 11월 후강퉁(滬港通) 제도를 시행했다. 이 제도로 그간 중국 내국인이나 승인된 기관투자가만 투자할 수 있었던 A주를 외국인 투자자도 살 수 있게 됐다. A주는 2014년 8월말 기준 약 960개다. 53개인 B주에 비해 18배 규모다. 후강퉁 덕에 외국인이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상품도 다양해졌다. 그렇다면 수많은 중국 상장 기업 중에서 어떤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후강퉁은 글자 그대로 상하이(滬)와 홍콩(港)을 통(通)하도록 하는 제도다. 쉽게 말해, 홍콩에 증권 계좌를 개설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A주를 자유롭게 교차 거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저자들은 여기에서 한 가지 투자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시장별 가격 차이를 이용하는 ‘페어 트레이딩’ 전략이 그것이다. 중국은 같은 기업이라도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이 가능하다. 이 점을 활용해 좀 더 비싸게 거래되는 시장에서 해당 종목을 팔고 싸게 거래되는 시장에서 같은 종목을 사는 전략이다.

후강퉁이 도입되면서 상대적으로 희소한 주식들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홍콩 증시에서는 경기소비재,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산업 비중이 상하이 증시에 비해 낮은 편이다.

반면, 상하이 증시 투자자들은 아직 상하이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예컨대 상하이 증시에는 카지노 주식이 없기 때문에 홍콩에 상장된 마카오 카지노 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져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직접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중국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2012년 말 기준 중국 채권형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7.14%다. 국내 채권형 펀드 수익률 4.55%를 훨씬 웃돈다.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중국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ETF란 특정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투자 상품으로, 일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2014년 말 기준으로 중국 관련 ETF는 8종목이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다.

두 저자는 여의도 증권가를 오래 취재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의 최근 흐름, 어떤 증시에 투자해야 하는지, 직접 투자 방법과 후강퉁 제도 등 중국 주식 투자에 앞서 꼭 짚어야 할 내용을 상세히 다뤘다.

또한 우리투자증권에서 분석한 홍콩 상장 대표 기업 60개와 상하이 상장 관심 종목 30개 사의 특징과 투자 전망도 담았다. 투자자들이 요긴하게 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