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구축 사업권을 차지하기 위해 해외 통신장비 업체들이 너도나도 달려들고 있다. 재난망이란 자연재해 같은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군(軍)·경(警)·소방 조직 등이 단일한 통신망으로 긴밀히 협조하며 구호활동에 나서기 위한 통신 시스템을 말한다. 정부는 작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망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28일 서울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재난망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업체로 알려져 있지만 전체 매출의 70% 정도가 통신장비 쪽에서 나올 만큼 비중이 더 크다. 화웨이는 이날 'PS(Public Safety·공공안전)-LTE'란 통신 시스템을 시연했다. 이 회사 왕칭원(王慶文) 부사장은 "풍부한 재난망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중소기업과도 적극 협력해 재난망 기술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시연회에 이어 30일에는 프랑스의 알카텔-루슨트도 서울에서 PS-LTE 기술을 시연하고 한국에서의 활용 전략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앞서 핀란드의 노키아와 스웨덴의 에릭슨도 각각 작년 말과 이달 초 국내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에 재난망 기술 관련 R&D(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하고 재난망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