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사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전까지 회사를 먹여 살리던 하드웨어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가시화하고 있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26일 “IBM이 2월말까지 전체 인력의 26%인 11만명을 감원할 것”이라며 “감원 대상은 메인프레임(연구소형 대형 컴퓨터)이나 스토리지(저장장치)와 같은 하드웨어 조직”이라고 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IBM의 감원 계획은 ‘프로젝트 크롬(chrome)’으로 불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임원 감축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번에 나온 감원 계획은 사상 최대 규모다. IBM은 1993년 6만명을 감원한 적이 있다. 미국 본사는 물론 세계 곳곳에 있는 IBM 지사들도 칼바람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IBM에 정통한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는 변화가 예상되지만, 한국 지사는 악영향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BM은 보도에 즉각 반박했다. IBM은 “루머에는 대응하지 않는다”며 “특히 회사에 문의 조자 않은 황당한 것일 경우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다만, 감원 계획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IBM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틴 슈로터는 “십만명은 아니고 수천 명 수준일 것”이라며 “인력 구조조정 비용으로 5억8000만달러 가량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IBM의 하드웨어 사업 구조조정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저가 서버사업인 x86 부문을 지난해 중국 레노버에 팔았고, 반도체 사업 부문은 돈을 얹어주면서까지 반도체 위탁 제조회사인 글로벌파운더리에 양도했다.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메인프레임과 스토리지 사업은 실적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지난 20일 진행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메인프레임 주력 제품군인 시스템z와 스토리지 매출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8% 줄었다.

클라우드 시장 진출이 늦은 것도 IBM의 패착으로 꼽힌다. IBM은 하드웨어 대신 뒤늦게 뛰어든 클라우드를 비롯한 애널리틱스, 모바일, 보안 등 소프트웨어 사업에 역량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지니 로메티 IBM 회장은 “고부가가치 IT로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애널리틱스와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