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중국 등지에 상수도와 가스용 배관에 쓰이는 부품을 수출하는 A업체는 올해 환율이 최대 복병이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불과하긴 하지만 지난해 달러대비 원화환율이 1000원선까지 떨어졌던 경험이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엔화약세로 일본 업체들과 가격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태라 버겁기만 하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올 한해 수출 전망이 지난해보다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해외 구매선 확보를 꼽은 가운데, 가장 큰 변수로는 환율을 들었다.

자료:코트라

2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국내 중소ㆍ중견기업 888개를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경제전망에 대해 보통 42%, 부정적 35%, 긍정적 23%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과 대조적인 결과다. 지난해 설문 당시 긍정적이 31.7%로 올해보다 높았고, 부정적은 19.5%로 올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 예측한 업체는 59%였는데, 이 역시 작년 수출 증가 예상치 64%에 5%포인트 뒤진 것이다.

수출기업들은 환율문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응답기업의 44%가 엔저 등 환율 문제가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중국의 저성장(20%)과 유가 하락(12%)이 뒤를 이었다.

수출 확대가 어려운 이유로는 해외 구매처 확보(51%), 해외 시장 정보 부족(18%)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인증 획득(8%), 환율 변동(6%)이 뒤를 이었다.

수출을 희망하는 지역으로는 중국(31%), 미국(19%), 동남아(18%), 유럽(10%) 순이었다. 회사 규모별로 조금 차이가 있었는데 중소기업은 중국(30%)을 가장 선호했고, 중견기업은 동남아(24%)를 우선 공략대상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