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사내방송으로 방영한 IoT 빅뱅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편 화면갭처.

취임 1주년을 맞은 황창규 회장이 KT에 불어넣은 변화의 바람 중 하나가 소통의 강화다. 황 회장은 특히 소통의 수단으로 사내방송(KBN)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6일 KT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10월부터 기존 주 2회 시행 중이던 사내 방송 횟수를 주 3회로 늘리고, 시간도 기존 8시 40분에서 20분 당겨 시행 중이다.

황 회장이 사내방송 강화를 주문한 것은 KT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소통의 강화를 꼽았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사내방송 강화 방안을 주문하며 “직원들이 그룹의 중요한 소식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무조건 내부 소통을 통해 먼저 알게 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또 사내 방송을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토론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화요일과 목요일에 뉴스를 방영하는 것에 그쳤지만, 현재는 월요일에는 뉴스를,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각각 기획물을 제작해 방영하고 있다.

수요일의 경우 그룹사 탐방 등을 통해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프로그램과 산업 동향을 학습하는 내용을 주로 배치한다. 최근에는 신년특집으로 ‘2015년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3대 전망’ 시리즈가 방영 중이다.

금요일에는 그룹 내·외부에서 발굴된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때로는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개선점을 찾는 데 활용한다. 최근에는 ‘고객최우선 해외사례’ 시리즈를 방송 중이다. 지난 23일 방영한 1편에는 일본 오가키 쿄리츠 은행이 기술과 서비스를 어떻게 융합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KT 관계자는 “과거에는 뉴스 일변도인데다 직원들이 현장으로 출발하는 시간과 맞물려 시청률이 매우 낮았다”면서 “함께 방송을 보고 내용에 대해 토론하는 문화가 조금씩 번지면서 방송 강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6일 KT광화문빌딩 이스트 1층에서 황창규 회장과 임원들이 ‘새로운 광화문 시대’가 열린 것을 축하하기 위해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화분을 나눠주고 있다.

이 밖에 황 회장이 경영 철학이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데 활자보다는 영상 미디어가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도 방송을 강화한 이유로 꼽힌다. 같은 내용을 전달해도 영상으로 전달받을 때 수용도가 훨씬 높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황 회장이 사내방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삼성전자 출신인 점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황 회장이 CEO로 재직하던 2000년대 공장과 사업장이 전 세계로 흩어져 있어 본사의 경영방침과 회사의 중요한 사업성과를 알리는데 어려움이 커지자, 사내 방송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용과 해외 지역별 사내 방송을 제작한 다음 이를 전 세계 사업장에 배포해 전체 직원이 경영 방침과 정보를 거의 동시에 공유하고 실행하도록 했다.

KT는 방송 강화를 위해 최근 광화문 웨스트 사옥(구사옥)에 고화질(HD) 방송 제작이 가능한 제2스튜디오를 만들었다. 분당의 제1스튜디오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이원 생방송도 할 수 있다. 제2스튜디오는 KT의 기가 인터넷망을 통해 방송사 기자들이 촬영한 화면을 현장에서 바로 전송할 수도 있어 기술력을 선보이는 역할도 한다.

사내 방송이 활성화하다 보니 KT에서는 사내방송이 있는 날 출근이 20분 빨라진 효과도 나타났다. 일부 직원들의 경우 초기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시간에 맞춰 출근해 방송을 시청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호 KT 홍보실장은 “직원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회사 정보에 대한 갈증이 사내방송으로 해소되면서 시청률도 두 배 이상 높아졌다”면서 “부서 또는 사업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 거꾸로 몰려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에 재미있는 요소를 보강해 그룹 내 의사 전달 도구로 요긴하게 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