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brew)’는 영어로 ‘맥주를 양조한다’는 뜻이다. 많이 만들건, 적게 만들건 일단 ‘브루어리(brewery)’라 하면 일단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을 의미한다. 크래프트 브루어리(Craft brewery)는 더 세밀한 단위다. 맥주를 소량으로 한정생산하는 양조장에만 쓰인다. 맥주를 ‘공예 하듯(craft)’ 빚어낸다는 뜻이다.

‘카부루(KA BREW)’는 국내 유명 수제맥주 펍들이 위탁 양조하길 선호하는 크래프트 브루어리다. 주로 수제 맥주를 만드는 자체 레시피를 가지고 있지만, 비용이나 규모 등의 문제로 자체 양조장을 두지 않은 펍들이 카부루와 위탁 양조 계약을 맺는다.

서울 이태원의 ‘크래프트웍스’, 홍대 ‘젠틀서퍼’, 상수동 ‘비거스’ 등이 카부루와 맥주 위탁 양조 계약을 맺고 있다. 2012년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고 혹평했던 영국 이코노미스트지(紙) 특파원 다니엘 튜더도 경리단길에 직접 차린 맥줏집 ‘더 부스’에서 카부루의 맥주를 받아 쓴다.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의 카부루 양조장. 영국식 페일 에일부터 체코식 라거 맥주인 필스너, 독일 밀맥주인 헤페바이젠까지 총 10여종의 맥주를 생산한다. 연간 최대 1800톤까지 생산할 수 있다.

카부루는 대표적인 국내 1세대 크래프트 브루어리다. 대기업이 국내 맥주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2000년부터 맥주 제조업에 진출한 결과다. 카부루는 2002년 하우스 맥주 시장 문이 열리자 캐나다 스페시픽사(社)의 맥주 장비를 국내 최초로 들여왔다. 2005년부터는 이 장비로 캐나다 맥주 브랜드 ‘앨리캣(Alley cat)’을 생맥주로 만들어 크래프트웍스에서 팔았다.

“캐나다 레시피를 그대로 받아쓰고 로열티를 지급하는 조건이었는데, 이 맥주를 마셔본 외국인들 반응이 ‘고향에서 먹던 맛이랑 똑같다’는 식이었어요. 그때부터 이태원 펍을 중심으로 카부루 이름이 퍼지기 시작했죠.”

박현규 카부루 이사는 “2002년부터 꾸준히 장비에 투자했기 때문에 설비나 생산량 면에서 다른 크래프트 브루어리를 크게 앞선다”며 “주세법이 차차 풀릴 때마다 경영상 민첩하게 대응하면서도, 맥주 맛과 직결되는 제조기법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카부루는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에 맥주를 연간 1800톤 규모로 양조할 수 있는 제조장을 운영한다. 청평에서 나온 암반수와 독일에서 수입한 맥아·홉이 맥주를 만드는 주재료다. 영국식 페일 에일부터 체코식 라거 맥주인 필스너, 독일 밀맥주인 헤페바이젠까지 총 10여종의 맥주를 생산한다.

작년 12월부터는 홍콩 유명 수제맥주펍 ‘더 라운드 하우스 탭룸’에 수제맥주6종류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곳은 2014년 CNN 트래블이 선정한 아시아 10대 펍에 뽑힌 곳이다.

박현규 이사는 “앞으로 맥아와 홉 수입 루트를 늘려 지금보다 개성이 강한 맥주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