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에 이어 삼성카드(029780)와 하나카드도 전산상의 착오로 연말정산 과정에서 공제율이 2배인 대중교통 결제액을 일반 신용카드 결제로 분류하는 전산 오류를 냈다. 피해를 입은 고객은 삼성카드 48만명, 하나카드 52만명으로 총 100만명(중복 포함)이다. 지난 23일에는 BC카드도 똑 같은 실수로 170만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었다.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의 연말정산 오류가 잇따르면서 국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연말정산 제도가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고 카드결제의 경우 대중교통 사용액과 전통시장 사용액에 대한 별도 공제율이 적용됐는데 카드업계의 준비가 소홀했던 것이다.

◆ BC카드에 이어 삼성카드 하나카드도 오류…신한카드도 전통시장 사용분 누락

26일 삼성카드(029780)와 하나카드는 연말정산데이터에서 대중교통 사용액 일부가 일반카드사용액에 포함된 사실을 발견하고 국세청에 정정내역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대중교통 신용카드 결제비용의 공제율은 30%로 신용카드 일반 공제율인 15%의 두 배다.

두 곳 모두 2014년 추가된 6개 고속버스 가맹점에서 결제된 금액을 일반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분류했다. 피해자와 오류금액은 삼성카드가 48만명, 174억원이며 하나카드는 52만명, 172억원이다.

삼성카드는 또 포인트연계 할부 서비스(포인트 세이브)를 활용해 SK텔레콤에서 통신단말기를 구매한 금액도 국세청에 통보하지 않았다. 통신단말기 소득공제 누락 대상은 12만명, 416억원이다. 2013년에도 6만7000명, 219억원이 소득공제 대상에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포인트 세이브 방식은 필요만 만큼의 금액을 선결제 한 뒤 차후에 결제로 발생한 포인트로 되갚아 나가는 방식으로 소득공제 대상이다.

신한카드도 신용카드 사용액 중 공제율이 30%인 전통시장 사용액이 일반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분류된 것으로 확인돼 피해 규모 파악에 나선 상태다. 지난 23일 저녁까지 확인된 피해 대상은 640여명이다.

현재까지 연말정산 누락 오류가 확인된 카드사는 BC, 삼성, 하나, 신한 등 총 4곳이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을 포함해 8개 전업계 카드사 중 무려 4곳이 전산 오류를 낸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말 정산과 관련돼 이 같은 오류가 발견된 건 처음 있는 일"이라며 "연말정산 체계가 대폭 개편되면서 카드업계의 준비나 대응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전통시장 사용액은 정확한 집계 방법이 모호해 혼선을 빚었다. 신한카드의 경우 특정 주소지 일대의 가맹점을 전통시장으로 분류했지만 사업자가 주소지를 변경할 경우 지자체에 제대로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결제자의 이용액이 일반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분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제공하는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를 이용해보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직불카드)에 각각 대중교통 사용분과 전통시장 사용액이 제각각 포함돼 있어 한 눈에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 수정된 소득공제 내역분, 확인해서 다시 제출해야

카드사 연말정산 오류 피해자들은 수정된 소득공제 확인서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

BC카드를 비롯해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는 각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정정안내문을 올리고 문자메시지(SMS), 이메일 등을 통해 피해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

현재 양사 홈페이지를 통해 정정내역 확인 및 정정소득공제 확인서 출력이 가능하며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도 정정내역 반영이 완료돼 정정된 소득공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단 삼성카드에서 발견된 2013년 통신단말기 소득공제 누락 분은 연말정산 기간이 지나 별도의 대책이 필요할 전망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고객에 피해가 없도록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