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업으로 만든 3D 모델들을 모아 놓은 3D 웨어하우스.

3D(차원) 프린터의 등장으로 1인 제조 기업 시대가 가까워졌다. 일반인이 집에서 3D 프린터로 원하는 물건을 찍어내서 사용하게 될 날이 먼 훗날의 얘기는 아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선 곳이 미국의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 개발사인 오토데스크(Autodesk)다. 오토데스크는 얼마 전 3D 프린터용 운영체제(OS) ‘스파크’를 교육용에 한해 전면 무료화를 선언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칼 배스 오토데스크 최고경영자는 24일 위클리비즈에 실린 인터뷰에서 “3D 프린터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 기술을 (무료로) 오픈했다”며 “3D 프린터 시장이 생긴 초기에는 먼저 개발한 업체를 추격하는 전략을 썼지만, 이제 다시 개척자가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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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데스크의 뒤에는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로서 바짝 뒤를 쫒는 스케치업(SketchUp)이 있다.

스케치업은 3D 모델(모형)을 만드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현재 미국의 위치정보 업체 트림블(Trimble)이 소유하고 있다. 건축 설계 도면과 인테리어 디자인, 엔지니어링, 영화, 게임 디자인, 3D 프린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케치업이 쓰인다.

스케치업은 조작하기가 쉬워 누구나 3D모델링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선과 모양을 그린 후 이를 마우스로 누르거나 당기고 회전시키면서 3D 형태로 바꿀 수 있다.

따라서 3D 프린터가 널리 퍼지는 1인 제조업 시대에 잘 어울린다. 오토데스크 프로그램만 해도 CAD(Computer Aided Design) 교육을 받아야 제대로 쓸 수 있다.

스케치업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들이 만든 3D 콘텐츠를 웹사이트에 모아놓은 무료 저장소 ‘3D 웨어하우스’에서 찾을 수 있다. 3D 웨어하우스에는 간단한 의자부터 설계가 복잡한 건축물까지 사용자들이 만든 수백만개의 3D 모델이 모여 있다.

스케치업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라도 간단하게 3D 모델링을 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다른 사람들이 이곳에 공유한 콘텐츠 중 필요한 것을 찾아서 그대로 쓰거나 수정해서 쓸 수 있다.

스케치업에는 '루비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라는 기능이 들어 있다. 이를 이용해 다른 사람이 만든 3D 모델을 자기 입맛대로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스케치업의 주인은 세 번 바뀌었다. 벤처기업 앳라스트 소프트웨어가 2000년 누구나 쉽게 3D 모델링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생각에서 스케치업을 만들었다.

스케치업이 지금처럼 널리 알려진 것은 2006년 구글이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다. 이보다 1년 앞선 2005년 구글은 위성 지도 구글 어스에 3D 기능을 넣는 도구 등을 포함한 ‘구글 스케치업’을 개발해 공짜로 배포했다.

이후 트림블이 2012년 약 1억달러(약 1100억원)에 구글로부터 스케치업을 사들였다. 현재 스케치업은 무료 버전인 ‘스케치업 메이크’와 전문가용 유료 버전인 ‘스케치업 프로’ 두 종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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