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파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값을 인정받고 싶어한다. 높은 가격에 팔아야 새 차를 살 때 좋은 모델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이다.

똑똑한 소비자는 신차 가격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중고차 시세도 꼼꼼이 챙겨야 한다. 그래야 내 차를 적절한 시기와 값어치를 받고 팔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기준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치(신차 가격 대비 중고차 가격)를 인정받는 차종은 무엇일까.


16일 조선비즈가 국내 최대 중고차 전문업체 SK엔카와 차종별 인기 브랜드들의 감가율을 비교해봤다. 감가율은 새 차를 산 후 가격이 떨어지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쉽게 말해 감가율이 20%면 2000만원을 주고 산 차를 1600만원에 팔 수 있는 것.

소비자들이 차량 구입 후 3년이 지난 뒤에 가장 많이 중고차로 내놓는 것을 감안, 2012년식 가격과 현재의 중고차 시세를 비교했다.

준중형에서는 기아자동차K3, 중형차에서는 기아차 K5가 높은 값어치를 인정받았다. 대형차에서는 현대자동차그랜저 HG,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서는 기아차 뉴쏘렌토R이 차값이 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차에서는 기아 올뉴모닝, 소형차에서는 기아차 올뉴프라이드가 중고차 시장에서 좋은 시세를 받고 있었다.

준중형 모델의 경우 기아차 K3(프레스티지)가 23.4%의 감가율로 동급 모델인 현대차 아반떼MD(등급 M16 GDI 프리미어·감가율 27.1%)을 앞섰다.

중고차 시장에서 아반떼는 가장 많이 찾는 차종으로 인기가 많다. 하지만 올 3분기 신형 아반떼 출시가 예고되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쉐보레 크루즈(1.8 LTZ+·27.8%), 르노삼성 뉴SM3(RE·33.3%)가 뒤를 이었다.

중형 모델에서는 기아차 K5(2.0 프레스티지 기본형)가 30.4%의 감가율을 기록했다. 르노삼성 뉴SM5 플래티넘(LE기본형)과 쉐보레 말리부(2.0 LT 디럭스팩)는 감가율이 31.5%로 K5에 뒤졌다.

YF쏘나타(CVVL 프리미어·35.3%)는 35.3%로 동급 모델에서 감가율이 높은 차종으로 꼽혔다. YF쏘나타는 지난 9월 현대차가 신형 LF쏘나타를 선보이며 중고차 시장에서 가격이 낮아졌다.

대형 차량에서는 현대차 그랜저HG(HG240 럭셔리)가 감가율 27.2%로 가장 낮았다. 반면 쌍용차 체어맨 H 뉴 클래식(500S 최고급형)는 감가율이 51.8%로 3년을 탄 뒤에 차를 팔면 신차 가격의 절반 밖에 받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차 K9(3.8 GDI 프레스티지 기본형), 현대차 에쿠스 신형(VS380 럭셔리), 현대차 제네시스(BH330 럭셔리 기본형), 한국GM 알페온(EL300 슈프림)도 40%대 초반의 감가율을 기록했다. 통상 대형차는 신차 가격이 높은 만큼 감가율도 높다고 한다.

SUV·RV는 감가율이 다른 차종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기아차 뉴 쏘렌토 R(디젤 2.0 2WD TLX 스페셜)은 감가율이 19.3%에 불과했으며, 현대·기아차 SUV는 20%대의 감가율을 기록했다. 쌍용차 코란도 C(클러비 2WD 파크)와 르노삼성 뉴QM5(디젤 2WD RE)는 30%대의 감가율을 기록했다.

SK엔카 관계자는 “SUV차량은 주행거리가 많더라도 세컨드카로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SUV는 기아차가 좋은 디자인으로 인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