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대로 1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2.0%로 동결했다. 최근 이어진 저물가는 국제 유가 하락에 영향을 많이 받아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치 않고,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효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15일 올해 첫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1월 정례회의를 열어 통화정책방향을 논의하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2.0%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해 8월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후 2개월 뒤인 10월 추가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현행 기준금리 연 2.00%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과 같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와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봐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8%에 그치며 저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이는 최근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금통위는 이를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일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우리 실물지표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내수 회복세가 공고하지 못하고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1.3% 증가했다. 11월 소매판매 역시 승용차·통신기기 등 내구재와 비내구재 중심으로 늘어나 전월보다 1.9% 증가했다. 경기 회복세가 더디고 저물가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올해 추가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 앞으로 금통위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조선비즈가 1월 금통위 정례회의를 앞두고 경제·금융 전문가 1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명을 제외한 18명이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올해 금통위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는 7명이었고, 동결을 전망한 전문가도 7명이었다. 3명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나머지 2명은 경기 상황에 따라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전망을 유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