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택시를 잡고, 집에서 깜빡 잊은 채 열어놓고 나온 가스밸브를 잠근다. 가게에서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으로 대금을 치르는 일도 간편해진다.

올해는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가 대거 선보인다. 기존 앱이 온라인 서비스 위주였다면 올해 나오는 앱·서비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앞으로 스마트폰이 금융·교통·유통·외식 등 일상(日常)의 다양한 영역으로 파고들어 가는 온·오프라인 통합(O2O) 비즈니스 시장이 약 300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으로 택시 부른다

앞으로 콜택시를 부를 때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놓고 차가 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다. 스마트폰으로 가까운 곳의 택시를 검색해 호출하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기 때문.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위성항법장치)로 자신의 위치를 보내면 택시가 찾아온다. 최근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가 '불법 콜택시' 논란을 빚는 것과 달리 신규 서비스는 택시회사들과 제휴해 이뤄진다.

SK플래닛은 올 1분기 중 'T맵 택시'를 출시한다. 다음카카오도 서울택시조합·한국스마트카드와 협약을 맺고 올 3월까지 '카카오택시'를 출시키로 했다. 앱으로 택시 요금 결제도 가능하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카카오택시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계속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운전자들도 모바일 기기인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교통사고가 나면 자동으로 '112'에 긴급구조 신고를 보내는 '이콜(e-Call)', 스마트폰의 블랙박스(차량운행 영상기록장치)용 앱과 연계한 보험상품 등이 연내에 나올 예정이다.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는 운전자의 스마트폰으로 차량의 운행거리, 과속 여부, 급제동 여부 등 운행정보를 자동 수집해 보험료를 조정해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길거리 가게들도 스마트폰 속으로

스마트폰과 위치정보를 이용한 결합 서비스도 등장했다. SK플래닛의 '시럽(syrup)' 앱이 대표적이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친구와 만나기로 한 커피숍에 미리 '아메리카노 커피' 두 잔을 주문해놓으면, 음료를 주문하느라 줄을 설 필요 없이 도착 즉시 커피를 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현재 서울의 명동·신촌·홍대 등 5개 지역에 마련된 시럽존에서 이용 가능하다.

스마트폰에서 시럽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한 커피 전문점에서 모바일로 받은 쿠폰을 보여주며 음료를 구매하고 있다.

SK플래닛은 이 서비스를 확대해 올해 전국 5만개의 가맹점에 고객의 스마트폰 위치를 파악해 각종 할인 쿠폰이나 이벤트 정보를 보내주는 근거리 통신장치(일명 비콘·Beacon)를 깔 계획이다. 백창돈 SK플래닛 팀장은 "택시와 유통, 식음료 등의 분야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할 수 있는 신사업을 계속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연말 시작한 'U+가스락'은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가스밸브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서비스다. 이 회사는 가스밸브 외에도 스마트폰으로 현관 자물쇠(도어록)를 열고 닫거나 가정용 CCTV 등을 조종하는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료 서비스나 물품 구입을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결제하는 서비스도 나온다. KT는 올 상반기에 스마트폰을 이동식 카드결제기처럼 쓸 수 있는 '탭사인' 서비스를 시작한다. 모바일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이 내장된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갖다대기만 하면 요금 결제가 이뤄진다. 복잡한 신용카드 번호나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을 입력할 필요가 없는 간편결제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