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작년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중국’이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주식시장 자체만 놓고 보면 매우 뜨거웠다. 일본도 정책 호재에 지난 1년간 강세장을 보였지만, 한국은 뒷걸음질쳤다.

뜨거웠던 중국… 선전 61%, 상하이 53% 상승

지난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52.9% 상승했다. 호재는 후강퉁(滬港通)과 기준금리 인하 두 개였다. 후강퉁은 투자자들에게 외국인이 중국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다른 나라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는 본토 증시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안겨줬다. 기준금리 인하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시키고 경기 부양책을 쓸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상하이종합지수는 작년 초반에 2000 수준에서 움직이다가 후강퉁 도입을 당국이 발표하자 서서히 올라 11월에는 2400선까지 상승했다. 상하이와 홍콩 주식거래소에 동시 상장된 종목들의 경우 상하이 쪽의 주가가 홍콩의 70~80%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 중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게 만들었다.

중국은 작년 11월 21일 기준금리를 2년 4개월만에 깜짝 인하했다. 예금금리는 3.0%에서 2.75%로, 대출금리는 6.05로 5.6%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섰다는 소식에 상하이종합지수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3주만에 상하이종합지수는 500포인트 넘게 오르며 3000선을 돌파했고, 작년의 마지막 날에는 3200도 넘으며 장을 마감했다.

상하이 증시에 가려졌지만, 선전(深圳) 증권거래소의 선전종합지수는 60.6% 올랐다. 전문가들은 올해 선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내국인용 주식(A주)를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선강퉁(深港通)이 도입돼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하이와 홍콩 증권거래소를 연계해 교차 거래할 수 있게 한 후강퉁과 비슷한 제도다. 은행과 건설주 등이 많이 상장돼 있는 상하이와 달리 선전증권거래소는 기술주 중심이어서 성장성도 더 크다.

중국 주변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시들

중국 증시가 빠르게 뛰었지만, 주변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곳은 홍콩이다. 홍콩 항성지수는 작년에 1.3% 상승하는 데 그쳤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의 주가를 나타내는 홍콩 H지수는 10.8% 올랐다. 상하이, 선전 증시의 고속 성장에 비하면 상승률이 낮다.

중국 본토 주식시장이 작년 11월 급등하기 전까지만 해도 본토 기업의 주식이 홍콩보다 저렴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비싸졌다. 항성차이나AH프리미엄지수는 지난해 말 129.36을 기록했다. 홍콩과 중국 본토 증시에 동시 상장된 기업의 경우 본토 주식(A주)가 홍콩 주식(H주)보다 평균 29.36% 고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역시 중국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만 증시는 지난해 8.1% 상승했다.

모디노믹스 신뢰… 원유 수출하는 말레이시아 타격

인도 증시는 작년 한 해 동안 29.9% 상승했다. 인도 증시는 지난 5월 나렌드라 모디 정권이 들어선 이후 ‘모디노믹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모디노믹스는 투자를 유치해 제조업을 육성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는 전략이다. 옆 나라인 파키스탄 증시도 25.5% 올랐다.

동남아 국가들의 증시는 지난해 대부분 상승했다. 스리랑카,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증시는 15~2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증시는 5.7% 떨어졌다. 말레이시아는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와 달리 원유를 수출하고 있는데, 작년 하반기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악영향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KLSE 종합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