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사이버 망명(cyber asylum)

2014년 10월 다음카카오에서 서비스하는 메신저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독일에 근거지를 둔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대거 이동했다. 검찰이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감찰·검열을 벌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메신저 이용자들이 국가기관의 감청권(사이버 검열)이 미치지 않는 해외에 서버를 둔 서비스로 옮겨간 것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전병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시장조사 업체 랭키닷컴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독일산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국내 사용자가 262만4788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일주일 전에 138만1103명이었던 사용자 수가 2배 가까이 늘었다. 텔레그램의 일일 평균 사용자도 121만1746명을 기록해 이전주 61만1783명보다 2배 정도 증가했다.

전병헌 의원실은 검찰의 인터넷·모바일·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찰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면서 텔레그램 사용자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27일 여론조사 업체 닐슨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텔레그램의 주간 UV(Unique Visitors·순방문자)는 10월 중순 국내 172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줄곧 감소해 지난달 초에는 113만명까지 떨어졌다. 국내 메신저 카카오톡은 2600만명대 이용자를 유지해 큰 타격은 없었다. 주간 UV는 1주일간 한 사람이 특정 서비스를 여러 번 중복 이용해도 한 명으로 집계한 수치다. 당시 텔레그램은 '사이버 망명'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었지만, 실제로 카카오톡 이용을 중단한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카카오톡은 일대일 대화에 보안 기능을 강화한 '종단 간 암호화'를 도입하기로 했다. 단체 채팅에는 내년 1분기, PC 버전은 내년 2분기 내에 이 기능이 추가된다. 종단 간 암호화는 말 그대로 '끝에서 끝까지' 암호화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카카오톡에서 특정 내용을 한쪽이 보낸 경우, 상대방이 이 메시지를 수신할 때까지 암호화된 상태로 쭉 유지돼 전달되는 것이다. 이 경우 서버에도 암호가 풀리지 않은 상태로 저장되기 때문에 열쇠 없이는 내용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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