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는 직원들이 창조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핵심이죠. 돈을 절약하는 건 그 다음입니다.”

정재승 카이스트(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가 총무닷컴(대표 오보영)이 16일 개최한 총무부서장 교류회에서 “스마트워크의 핵심은 효율성이나 경제성이 아닌 창조성에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 날 ‘스마트워크 시대, 리더의 합리적 의사결정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구글은 화장실을 사무실 중간에 배치했습니다. 직원들이 지나다니면서 타 부서 직원들을 만날 확률을 높인 거죠. 자신이 헤매고 있는 문제에 대해 아이디어나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늘려주는 것, 이런 점이 스마트워크를 위해 공간이 할 역할입니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총무부서장을 대상으로 ‘스마트워크’에 관해 강연하고 있다.

정 교수는 제프리 웨스트(Geoffrey West) 산타페 연구소장과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aeser)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의 연구 결과를 사례로 제시했다.

“시골보다 도시에서 혁신이 더 잘 일어나죠. 도시에 시골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똑똑한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죠. 이 얘기를 회사에 적용해보면 운영자들은 ‘지금 우리 회사가 도시 같은 곳인지 시골 같은 곳인지’ 판단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지난 1943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만들었던 건축물 ‘빌딩 20(Building 20)‘의 사례를 들었다. 이 건물은 군사 기술 개발을 위해 지어진 곳으로 당시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여 관련 기술을 개발하곤 했다. 그들은 종종 평소 만나기 힘들었던 다른 학자들과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전후 세계를 움직인 굵직한 기술들이 이 자리서 오갔다.

정 교수는 “이런 교류가 좋은 연구 성과로 직결됐고, 이후 MIT가 세계적인 공대로 발돋움하는 토대가 됐다”며 “이를 본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는 ‘빌딩 99(Building 99)’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스마트워크가 자리잡으려면 경쟁보다 협업을 강조하는 기업 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워크의 가치를 효율성이나 경제성에서 찾는 기업들에 경종을 울린 셈이다.

“스마트워크는 한두가지 제도를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조직은 협업하라고 하는데, 평가 시스템은 경쟁 시스템인 경우가 많잖아요. 일단 리더부터 협업에 대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 다음 다른 구성원 모두 협업에 대한 철학을 이해해야 하구요. 수 년의 시간이 지나고, 시행착오를 겪고 나면 기업 체질이 개선됩니다.”

이번 강연은 총무닷컴이 준비한 총무부서장 교류회의 일환으로 열렸다. 올해 6월부터 사업을 맡은 오보영 총무닷컴 대표는 기업과 단체에 총무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총무사관학교'와 스마트오피스 구축과 자산관리, 보상과 복지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총무백화점'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오 대표는 “총무 업무는 정해진 매뉴얼이 많지 않고 남에게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공통 관심사를 가진 분들과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