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005930)대표이사 3인방이 모두 유임되면서 내년에도 주력사업인 휴대폰·부품·TV·가전을 이끌게 됐다. 거취에 관심을 모았던 신종균 사장(IM부문장)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건재를 알렸다.

1일 단행된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부품),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TV·가전),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IT·모바일)은 모두 자리를 지켰다.

이들 3인방은 지난해 등기이사 선임과 함께 3인의 복수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했다. 삼성전자의 사업부문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권오현 부회장에게 쏠렸던 힘의 균형이 3인에게 고루 분배되면서 경영스피드를 높이고 리스크를 분산했다.

올해 이들이 맡았던 사업의 성과를 살펴보면 부품의 경우 메모리반도체는 호황을 누리며 올 3분기에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안겨줬다. 하지만 시스템LSI는 적자에 시달리면서 아직까지 불안한 모습이다.

휴대폰의 경우 분기 영업이익이 올 1분기 6조원대에서 올 3분기 2조원 밑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중저가폰 시장에 대한 대응이 늦었고, 제품 평균판매가격(ASP)도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안팎에서 휴대폰 사업의 체질개선은 물론 수장교체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신종균 사장이 물러나고, 윤부근 사장이 휴대폰사업도 총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오보로 판명됐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신종균 사장 유임에 대해 “삼성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글로벌 1등으로 올라서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면서 “변화된 환경에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균 사장이 갤럭시 신화의 주역으로 작년 3분기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는데 일등공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신 사장은 올 3분기까지 120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아 대표이사 3인방 중 ‘연봉킹’이었다.

TV 사업은 9년 연속 1위 달성이 확실시되며 UHD(초고화질)·커브드 등 신제품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 글로벌 1위를 목표로 세운 가전사업은 아직까지 적자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하지만 대표이사 3인방은 이미 메모리·TV·휴대폰 분야에서 경영능력을 인정 받았다”면서 “지금의 시장 상황과 회사 안팎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들이기에 교체보다는 유지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