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구하는 곳이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같은 외국계 앱 장터만 있는 줄 아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국내에도 포털이나 통신사들이 독자적인 앱 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앱 장터 시장 규모는 약 2조4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구글이 운영하는 '구글 플레이'가 전체의 49.1%인 1조1941억원을 벌어들였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30.5%로 7431억원을 차지했다.

이 두 회사를 제외한 SK플래닛의 'T스토어', KT의 '올레 마켓', LG유플러스의 'U+마켓', 네이버의 '앱스토어' 등이 거둔 매출을 다 합쳐도 12.4%(약 3000억원)에 불과하다. 국내 이용자들이 주로 쓰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구글플레이 장터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국내 앱 장터들은 이에 맞서 다양한 서비스와 마일리지 포인트 등으로 반격에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네이버 앱스토어, LG U+마켓, KT 올레마켓, SK플래닛 T스토어.

◇앱 구매하면 마일리지로 돌려준다

앱 가격은 개발자들이 직접 정하는데, 대부분의 마켓에 동일한 가격으로 제공한다. 그러면 마켓 업체들은 앱 가격에서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떼어가 이를 바탕으로 매출을 올린다. 국내 앱장터 업체들은 업체들이 받아가는 수수료율을 줄이고 이 일부를 사용자 마일리지로 돌려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앱스토어는 앱 가격의 10%만 수수료로 받는다. 80%는 개발사에 돌려주고, 나머지 10%는 이용자에게 마일리지로 적립해준다.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가 수수료 30%를 받아가는 것과 비교하면 개발자와 이용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큰 것이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T스토어 역시 결제 금액의 일부를 마일리지로 적립해준다. 결제 금액의 최대 13%까지 적립해 이를 'T스토어 캐시'로 돌려준다. 적립률은 최근 3개월간 T스토어 이용 실적을 기준으로 구분한 고객 등급과 콘텐츠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이렇게 적립한 캐시는 적립 후 30일 이내에 T스토어 내의 앱과 게임, 음악, 만화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정액제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한다. KT의 올레마켓은 한 달에 부가세를 포함해 5500원을 결제하면 한 달간 최대 150개의 앱과 전자책, 웹툰, 외국어·수학 동영상 강의 등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올레 앱프리' 서비스를 만들었다.

◇다양한 결제 수단과 이벤트가 강점

다양한 이벤트도 국내 앱 장터들의 무기다. T스토어는 하루에 한 번, 특정한 유료 콘텐츠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유료 앱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콘텐츠 종류에도 제한이 없다. 앱뿐만 아니라 전자책이나 영화 등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T스토어 측은 당일 무료로 제공되는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SK텔레콤 가입자가 아닌 다른 통신사 가입자도 T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게 개방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네이버 앱스토어는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이벤트로 13종의 할인쿠폰과 유료 콘텐츠인 회화앱, 중국어 사전앱 등 3만원 상당의 '스타터 패키지'를 제공한다. 누구든 가입 당일부터 쓸 수 있다. 또 최신 인기 유료 앱을 선정해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12시간 동안 이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프라이데이 프리(free) 앱 이벤트'도 진행한다.

국내 앱 장터의 또 다른 차별점은 결제 수단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구글플레이의 경우 카드, 휴대폰 요금 청구, 그리고 구글이 발행하는 '기프트 카드' 등 3가지 수단을 활용해서만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최대 13가지의 결제 수단을 쓸 수 있도록 했다. 문화상품권·도서문화상품권·해피머니상품권이나 티머니 카드 등 청소년이 많이 사용하는 결제 수단은 물론 무통장 입금이나 계좌이체 방식으로도 앱을 구입할 수 있다.